눈물꽃 소년 - 내 어린 날의 이야기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모든 것은

'눈물꽃 소년'에서 시작되었다.

'눈물꽃 소년'은 남도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 국민학교를 졸업하기까지의 박노해 시인이 '평이'라고 불리던 어린 날의 이야기 33편과 함께 시인의 연필그림을 만날 수 있는 자전적 에세이 수필집이다.

가족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이웃간의 정 등 박노해 시인의 어린 시절이 전해주는 희노애락에 웃다가 미소짓다가 울컥하길 여러번 결국은 시인이 받았다는 위대한 선물을 나도 덩달아 받는 따뜻함과 위로가 가득했던 자전적 에세이 수필집 ‘눈물 꽃 소년’으로, 꼭 읽어보시길 사심가득 담아 추천한다.


자전적 에세이 수필집 '눈물꽃 소년'에는

1957년 전라남도 함평에서 태어나 고흥의 작은 마을 동강에서 자란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란 뜻을 가진 필명 '박노해'가 아닌 본명 '박기평'에서 마지막 글자 '평이'로 불리던 어린 시절 성장 이야기 33편이 담겨있다.

여기에 중간중간 저자가 직접 몽땅연필로 그린 그림도 만날 수 있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더해진다.

'눈물꽃 소년'은

할머니가 평이에게 논을 보고 오라는 심부름을 시키며 시작된다.

처음으로 어려운 심부름을 하게 된 평이는 할머니의 말에 따라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다녀오게 되는데, 다녀와서 할머니가 논이 어떠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답하기 보다 자신이 다녀오며 만난 사람들과 자연에 대해 이야기하기 바쁜 장면에 절로 웃음꽃이 핀다.

여기에 심금을 울리던 할머니의 말까지.

"잘했다, 잘혔어. 그려 그려, 잘 몰라도 괜찮다. 사람이 길인께. 말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듣는 사람이 빛나고,안다 하는 사람보다 잘 묻는 사람이 귀인이니께. 잘 물어물어 가면은 다아 잘 되니께."

p.12

첫 이야기부터 제대로 나를 웃고 울리는 박노해 시인이다. ㅠㅠ

어디 이 이야기뿐이겠는가?!

평이가 풍성하고 아름다운 봄가을을 짧게 만든건 하느님의 실수라며 툴툴 거릴때면, 좋은 날은 짧아서 좋은 것이고, 귀한 건 희귀해서 귀한 것이니 감사함이 있고 겸손함이 있는거라 말해주고,

할머니로부터 알사탕 한 알을 먹은 뒤부터 모든 음식을 먹어도 알사탕이 최고라고 할때면, 산과 들과 바다와 꽃과 나무가 길러준 것들도 다 제맛이 있다며 최고로 단 것에 홀리고 눈멀고 그 하나에만 쏠려가지 말라며 타이르던 할머니.

저금통에서 몰래 돈을 빼간 사실을 들켰을 때 자전거를 타고 싶어서라던 아이의 말에 100원을 탁 꺼내 주며 "요거면 두 시간 빌릴 수 있제? 내 앞에서 타 보거라."며 어린 소년의 가장 강력했던 가호자 어머니.

일곱살 아버지를 여의고 말을 잃고 풀이 죽어가던 소년에게 '동네 한바퀴' 사명을 줌으로서 그를 복돋아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 이웃 어른들.

그리고 부당한 일엔 "아닌 건 아닌디요" 함께 맞서고 같이 울어주던 친구와 "나랑 같이 놀래?"라는 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따뜻한 시로 소년에게 다가왔던 첫 독자이자 첫사랑처음으로 박노해 시인이 들려주던 어린 시절 성장 이야기 33편이 동화처럼 펼쳐지며, 나를 웃고 울리게했던 '눈물꽃 소년'이었다.

연이 누나, 나는요.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잘 받아써주는 사람이 될라요. 입이 있어도 말 못하고 맘이 있어도 쓸 수가 없는 그런 사람들의 입이 되고 글이 될라요.

p.166

한 아이를 키우긴 위해선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을 실감하게 했던 '눈물꽃 소년'.

어떤 힘으로 지금의 박노해 시인을 있게했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으로, 맛깔스러운 사투리에 더해진 정감 어린 글을 읽으며 어린 소년을 따라 함께 웃고 함께 울며 나또한 나만의 어린 소녀를 떠올리게 했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저자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들처럼 나 또한 아이들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자전적 에세이 수필집 '눈물꽃 소년'을 꼭 만나보시길 사심 가득한 추천을 남겨 본다.

힘든 거 알아. 나도 많이 울었어.

하지만 너에겐 누구도 가지 못한

미지의 날들이 있고

여정의 놀라움이 기다리고 있어.

그 눈물이 꽃이 되고

그 눈빛이 길이 될거야.

p.248

ps. 아홉 살에다 또 아홉 살 해내면서 81살, 그 너머까정 생생히 살다가 웃으며 안녕하자라는 구구 팔십일의 속뜻 👍

길 잃은 날엔 자기 안의 소년 소녀로 돌아가기를.

아직 피지 않은 모든 것을 이미 품고 있던 그날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영원한 소년 소녀가 우리 안에 살아있으니.

그날의 소년이 오늘의 너에게 눈물꽃을 건넨다.

2024년 2월

박노해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