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이제창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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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소설

매력적인 한국 단편소설 추천

정말 오랜만에 숨죽이며 읽은 매력적인 한국 단편 소설책, ‘방황하는 소설’

이 책에는 각자 다른 이유로 방황하는 인물을 만날 수 있는 7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야기를 읽기 전 소개된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흩어보고 읽기 시작한 이야기는 다 읽고 나면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력적이고 재미있었다.

혹 저마다의 이유로 방황하고 있거나, 재미있고 매력적인 단편 소설을 찾고 있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지금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p.6

'방황하는 소설'엔 7명의 작가들이 삶의 방향을 찾아 오늘도 방황하고 있는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7편이 담겨있다.

기억을 잃은 남자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 정지아의 '존재의 증명'

사회 초년생이 개인의 가치를 완전히 잃고 집단에 동화되어 가던 과정에서 직장 상사와 사수가 하는 언행에 뒷목잡게했던 박상영의 '요즘 애들'

내가 사고 현장에 갇힌 경험을 한거 마냥 무서웠던 정소현의 '엔터 샌드맨'

인간 관계 속에서 자아 상실감을 겪던 옥주 이야기 김금희의 '월계동 옥주'

누군가 자신을 죽이러 올 거라며 불안감에 떠는 남자 현태와 그를 다독이던 종희의 결말이 궁금했던 김지연의 ‘먼바다 쪽으로’

유노윤호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에서 일을 한다는 세실을 통해 자신이 외국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리던 주희 이야기 ‘세실, 주희’

온전한 사랑을 받는다면 이런 느낌일까하는 따뜻함과 다시 읽어도 나를 울컥하게 만들던 최은영의 ‘파종’.

어느 것 하나 콕 집을 수 없을 만큼 각자의 이야기가 다 매력적이었던 '방황하는 소설'로, 이름만 들어도 아~ 이분! 할 수 있는 작가들의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하나를 소개해 본다면, 첫 이야기부터 좋아 살짝 메모해둔 정지아 작가의 '존재의 증명'을 언급해 본다.

내가 왜 여기 있지? p.14

커피를 마시다 문득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의문이 생긴 ‘나’. 기억을 잃은 남자다. 카페 직원으로부터 단골손님이라는 것과 하라를 마시러 하루에 두세 번씩 커피숍에 들르곤 한다는 정보를 얻지만 그게 다다.

커피숍에 하루 종일 있을 수 없던 '나'는 결국 파출소를 찾아간다.

하지만 현금만 있을 뿐 신분증과 카드 하나 없는 지갑과 단 하나의 번호조차 저장되어 있지 않고 스팸 문자와 카톡조차 깨끗한 휴대폰, 여기에 지문 조회도 되지 않는다.

경찰의 도움으로 간신히 자신의 집인듯한 곳을 찾지만 여전히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나'. 그는 누구인 걸까?

그가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하며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존재의 증명'이었고, 마지막 문장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도 상관없었다. 이 집의 공간을 채운 것들이 곧 그였다.' p.37을 통해 여러 감정이 들게 했던 '방황하는 소설' 속 첫 번째 이야기였다.

때론 방황하는 나를 보는듯한 이야기에 공감을 하기도 했고, 때론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긴박감에 단숨에 읽게 만들기도 했으며, 때론 공포 소설을 읽는 것처럼 불안하고 초조한 공포심을 심어주기도 했던 7개의 단편 이야기.

꼭 마지막 최은영 저자의 '파종'에서 죽던 오빠가 '나'에게 건네던 대사처럼 방황하고 있는 우리에게 "너 힘든 거, 나 줘…… 가지고 갈게"라고 위로를 건네는 듯했던 이야기 '방황하는 소설'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매력적인 한국 단편 소설을 만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책으로, 모든 단편을 다 언급하지 못해 아쉬울 정도다. 오랜만에 별점 다섯 개를 준 도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

모든 방황은 새로운 발견의 시작입니다. 불확실한 길을 걸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방황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며 우리는 방황을 통해 미래의 목표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p.7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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