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사람들
캐서린 벨턴 지음, 박중서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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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우리의 국내 문제에 간섭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자기네 의지를 우리에게 강요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며(……) 우리는 승리하는 국민입니다!

p.538~539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시작된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완독한 책이라 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푸틴의 사람들>로 본 푸틴의 힘과 권력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수록 최근에 읽은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 책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며 다시 한번 자본주의의 검은 그림자를 마주한 느낌마저 든다.

레닌그라드의 뒷골목에서 출발 꼭대기까지 올라간 사람 블라디미르 푸틴. 그는 어떻게 제2대, 4대 대통령이 되었을까? 그것도 76%에 달하는 득표율을 얻으며 2018년 재선에 성공한다. 그리고 현재 자신의 대통령 임기를 2036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마련해둔 그로, 사실상 평생 러시아 통치를 할 수 있게 허락된 셈이다.

어디에서 그의 힘과 권력이 오는지 그 해답을 엿볼 수 있었던 요즘 읽을만한 책으로 추천하는 <푸틴의 사람들>이다.


 

그 모두가 푸틴의 돈입니다. 그는 권력을 잡았을 때만 해도, 자기는 고용된 관리인에 불과하다고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 그는 러시아 전체의 지배 주주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그들은 주식을 한 주 건네주었을 뿐인데, 나중에는 그가 장악하게 된 거죠. 이 나라야말로 비공개 주식회사인 셈입니다. …… 푸틴은 곧 차르, 모든 땅을 가진 황제인 겁니다.

p.566

<푸틴의 사람들>은 블라미디르 푸틴이 KGB 요원으로 시작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더불어 현재까지 일어난 주요 사건을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담은 책이다.

국가 안보위원회의 대외 정보 장교였던 그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치 경력을 쌓기 시작하면서 크렘린의 행정실장이 되고, 7개월도 되지 않아 대통령 다음 세 번째로 강력한 지위 크렘린의 지역 담당 행정 제1부실장이 되었으며, 다시 3개월 만에 KGB 후신인 FSB 수장으로 임명되어 러시아 전체를 관망하기에 이르기까지.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난 일들을 보고 있으면 뭔가에 단단히 홀린 기분마저 든다.


그런데 더 재미있던 부분은 푸틴이 옐친의 후계자로 지목되어가는 과정이다.

푸틴이 자신의 경력까지 희생할 태세로 솝차크에게 보인 충성심으로 인해 그 또한 솝차크의 열렬한 민주주의 선언으로부터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을 거라 믿었던 유마셰프(옐친의 사위)는 민주주의자로서의 푸틴의 자격을 항상 확신하고 있었다고 한다.

거기에 푸틴이 자신의 견해를 정확히 공식화하며 항상 명성하게 일해왔기에 뒷공론으로 그의 두드러진 실력을 낮춰보고 있는 거라 주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푸가체프 또한 다른 사람이 그의 이중성에 대한 충고가 있었음에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자기 사람으로 보았고, 그가 민주주의적이고 자유주의적일 거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푸틴이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수락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가?!

그만큼 자신을 매력적이게 하면서도 대화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포섭의 달인이었던 푸틴은 그 누구든지 매료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어떤 과제든 신속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그의 거침없는 행보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으리라.

그렇게 옐친 대통령의 신임 총리가 되고 4개월도 채 되지 않아 러시아 대통령에 선출된 그다.


공산주의 이념만 던지면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

그리고 재산을 모조리 빼앗길까 공산주의로의 회귀를 두려워했던 재벌.

언론과 사업을 장악하고, 정치분야를 정리할 뿐만 아니라 지역 주지사 선거며 대도시의 시장 선거를 폐지한 크렘린이 모든 권력의 고삐를 장학하기에 이르고, 결국 국민이 정치 과정으로부터 소외됨을 의미하는 상황에서도 크렘린이 자신들의 삶으로 침입하지 않는 한 정치와 경제이 의사 결정을 독점하도록 내버려 두는데 만족한 러시아 국민들.

가스프롬의 중개 업체들로 이루어진 그물망의 검은 돈 작전으로 서방을 점점 타락시켜가며 러시아의 영향력을 늘리고 러시아의 이미지를 높여간 얼굴 없는 관료에 불과했던 전직 KGB 간부가 러시아 대통령이 된 푸틴의 행보에서 가장 무서웠던 건 법원 시스템도, 의회도, 선거도 크렘린의 심기를 거스른 사람은 언제든지 또 누구든지 조작되거나 꾸며 낸 혐의에 따라 교도소에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기 사람을 권좌에 앉히고 언론을 장악하고 만사가 돈에 달려있는 KGB 자본주의 시스템을 보고 있으니 현재 우리나라를 돌아보게 된다. 뭔가 비슷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가?ㅠㅠ 과연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 <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에 이어 또 생각해 보게 했던 <푸틴의 사람들>.

푸틴과 그의 사람들의 힘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권력을 잡아 약탈해 나가는지 알 수 있는 도서로, 요즘 읽을만한 책으로 추천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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