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9월
평점 :
나는 그런 게 좋았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가 어떤 삶들과 함께 살아가는지 구체적으로 감각하게 되는 순간이. 내가 모르는 인생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찾아오던 놀라움과 부끄러움. 그와 동시에 또렷하게 생겨난 삶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p.91
오랜만에 마음 따뜻해지는 글이 가득한 신간 에세이 책을 만났다.
김달님 저자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들은 이야기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보내드리고 난 후 찾아온 슬픔과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과정들을 통해 나 또한 내가 모르는 인생이 이토록 많다는 사실에 놀람과 동시에 그들을 통해 마음 따뜻해짐과 응원을 받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조금씩 만남보다 이별의 순간이 더 다가오는 나이여서였을까? 읽는 동안 나도 모르게 계속 코끝이 찡해져 온 이야기, 정말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였다.
📚___
김달님 신작 에세이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는 1부 마음이 자라는 방향과 2부 사랑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에 짧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렇게 저자의 글쓰기 수업과 정구부를 맡게 된 친구분의 에피소드를 통해 기억하고 알려주고 싶은 사소하고 중요한 순간들의 비하인드 이야기를 만나기도 하고, 택시를 타고 가며 만난 기사분을 통해 100만 인구 중 두 번이나 우연히 만나는 일에 대한 일을 상상해 보기도, 글을 쓰느라 끙끙대는 시간을 보내는 저자님이 함께 글을 쓰는 동료와 농담으로 한 '"뭐 그리 대단한 걸 쓰겠다고 이러고 있나!"라는 말에 극한 공감을 하는 등
저자를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통해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는 이야기, 그 사람이 머문 자리에 대한 이야기, '배우고 싶은 만큼 배우고, 원하는 곳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___
그중 뒤늦게 피아노를 배우려는 저자에게 친구분과 친구 아이가 한 말과 소중한 누군가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뭐냐는 저자의 질문에 남자 친구분이 답한 말이 유독 기억에 오래 남는다.
🏷 악보도 볼 줄 모르는 내가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을까?
당연히 처음엔 못하겠지. 그런데 생각해 봐.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몇 년 후에도 너는 아무것도 못 하겠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마흔에는 원하는 곡을 연주하는 사람이 되는 거야. 미래의 네가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해. p.94
🏷 너는 피아노를 배울 때 어렵지 않았어?
처음엔 저도 어려워서 많이 틀렸어요.
틀리면 부끄럽지 않았어?
부끄럽지 않았어요.
왜?
왜냐하면 저는 배우는 중이니까요. 원래 배울 때는요, 어려운 거예요. p.97
🏷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겠지. 그래도 마지막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이 말을 들려줄 것 같아.
무슨 말?
어디선가 우리 또 만나자는 말. p.132
✍___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할 때 '지금 너무 늦지 않았나?!'라는 고민보다는 배움을 통해 능숙해진 미래의 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처음 살아가는 삶이니 틀리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배워 나가고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게 된다면 마지막에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을지도 생각해 봐야겠지? 이렇게 나도 조금씩 자라가고 있는 거겠지. ꈍ◡ꈍ
지친 마음을 달래줄 책을 찾는 분들께 좋을 따뜻한 에세이 책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로, 마지막은 저자님의 말로 대신하며 마무리해 본다.
🏷 다들 지금 그 자리에서 오래오래 '하던 거'하며 살아가기를. '거기 가면 볼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시시하지만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느슨하고 애틋하게. 그들을 우정하는 마음으로. p.213
우리 오래오래 책 읽으며 살아가요!! 항상 그 자리에 가면 있길~ 만날 수 있길 바랍니다. ❤
🏷 "할아버지. 그럼 저는 어떤 계절 같아요?"
"너는 가을이다."
"제가 왜 가을 같나요?"
"너는 조용하면서도…… 꼭 끌어안고 있으니까."
"무엇을요?"
"살아 있는 것들을." p.271
+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