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여기 타인의 속마음이 들리는 아이가 있다.
이꽃님 청소년 문학 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의 주인공 유찬으로, 부모를 빼앗아간 5년 전 화재 사건이 있었던 날부터 타인의 마음 소리를 듣게 된 아이다.
그런데 지오의 옆에만 서면 고요가 찾아온다. 그것도 지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속마음도 모두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 그렇게 속마음이 들리지 않는 지오로 인해 그녀가 말할 때면 표정, 몸짓, 억양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하던 유찬이었고, 점차 그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이 아이가 멀어져서 다시 듣기 싫은 소리들이 쏟아지는 것이, 그렇게 다시 소음 속에 혼자가 되는 순간이 두렵다.
"멀어지지 마." p.64
나도 아파 죽겠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이 멍투성이인데 아무도 보질 못해. 아프다고, 힘들다고 소리를 지르는데 아무도 못 들어. 그러니까…… 내 걱정 좀 해 줘. 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