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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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하는 거야?

👩 보면 몰라? 방금 내가 네 여름 먹었잖아.

🧑 뭐?

👩 네 가슴에서 자꾸만 널 괴롭히는 그 못되고 뜨거운 여름을 내가 콱 먹었다고. 이제 안 뜨거울 거야. 괴롭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을 거야. 두고 봐. 내가 그랬잖아. 지켜 주겠다고. 네 여름을 한 입 먹은 거, 그것부터 시작이야.

p.186

저자 이꽃님의 첫 번째 연애 소설이자 자신이 쓴 이야기 중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아이가 먼저 읽고 이어 내가 읽고 그리고 또 아이가 읽고 있는 청소년 문학 소설.

재미있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이꽃님 저자가 제대로 읽는 이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유찬과 지오 사이의 심쿵 포인트를 아주 제대로 살리시는데 와~ 내가 다 떨렸다. ㅋㅋㅋ 잠자고 있던 연애 세포가 살아난다.

여기에 청소년 문학답게 치유와 성장까지 더해지니, 웃었다가 울었다가 설레었다가 이런 난리 이런 난리도 없다. 하.. 그저 좋다. 역시 먼저 읽은 녀석이 재미있다고 한 이유가 있던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사심 가득 담아 추천 먼저 날린다.


그깟 마음 좀 들린다고 다 아는 것처럼 굴지 마. 마음? 네가 들린다는 마음이 얼마나 가벼운 줄 알아? 사람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어. 하루는 조금 괜찮았다가, 그래 내가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었겠지 이해해 보려고 했다가, 또 하루는 미칠 것처럼 화가 나 죽겠다고.

p.57

어느 날부터 다른 사람의 마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면? 그건 축복일까? 불행의 시작일까?

예전엔 타인의 속마음이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던 거 같다. 하지만 모르고 지나쳐 갈 일도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들리는 마음 소리로 인해 날카로운 상처가 쌓이고 쌓여 너덜 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 타인의 속마음이 들리는 아이가 있다.

이꽃님 청소년 문학 소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의 주인공 유찬으로, 부모를 빼앗아간 5년 전 화재 사건이 있었던 날부터 타인의 마음 소리를 듣게 된 아이다.

그런데 지오의 옆에만 서면 고요가 찾아온다. 그것도 지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속마음도 모두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 그렇게 속마음이 들리지 않는 지오로 인해 그녀가 말할 때면 표정, 몸짓, 억양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하던 유찬이었고, 점차 그녀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이 아이가 멀어져서 다시 듣기 싫은 소리들이 쏟아지는 것이, 그렇게 다시 소음 속에 혼자가 되는 순간이 두렵다.

"멀어지지 마." p.64

나도 아파 죽겠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이 멍투성이인데 아무도 보질 못해. 아프다고, 힘들다고 소리를 지르는데 아무도 못 들어. 그러니까…… 내 걱정 좀 해 줘. p.104


너무나 당연했을 평범한 일상을 지오로 인해 다시 찾아가는 유찬과 유도도 전학도 오직 자신을 홀로 키워온 엄마를 위했던 지오가 서로에게 있어 치유의 존재가 되고 힘이 되어주며 성장해 나가던 과정이 때론 설렘으로, 때론 울컥함으로, 때론 감동으로 다가왔던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이다.

오 년 전 사건의 진실을 정면으로 보며 한 발짝 앞으로 내딛던 유찬을, 부정해왔던 아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유찬을 위해 거침없이 다가가던 지오를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이꽃님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마음에 대해 그리고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 속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값진 시간이었다.

청소년 문학 소설을 찾는 분이라면 <여름을 한입 베어 물었더니>를 펼쳐보시라 권한다. 정말 후회 없는 알찬 독서 시간이 되리라고 믿는다.^^

놀라운 건 이런 거다. 내 온 마음을 다하는 순간부터 세상은 변하기 시작한다는 거. 그리고 나는 그걸 절대로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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