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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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아갈 수 있을까.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을까. 머물렀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떠난, 떠나게 된 숱한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렇게 사라질까.

p.43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가진 힘이 큰 최은영 작가의 신작 단편 소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전의 이야기가 머물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온전히 그 이야기에 빠져 읽게 하던 최은영 저자의 필력에 각자가 가진 고뇌와 슬픔 그리고 분노가 고스란히 전해져와 코끝이 찡해져 온다.

읽는 사람은 결국 쓰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그 사람을 통해 쓰인 글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그 과정 속에서 글이 발휘하는 힘의 무게를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물어오는 질문에 생각한다.

무엇을 읽을지가 아닌 무엇을 어떻게 읽을지!

'한번 읽고 나면 읽기 전의 자신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한국단편소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이다.



 

최은영 작가의 신작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에는 7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몫', '일 년', '답신', '파종', '이모에게',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해당 이야기를 읽고 다시 본 제목들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다시 곱씹게 되던 이야기는 작은 파동이 되어 하나, 둘, 셋 모이기 시작하더니 큰 물결을 만들어 덮쳐온다.


그 모든 일이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고통스러웠지만 살아졌고, 그녀는 살아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살아진다. 그러다보면 사라진다. 고통이, 견디는 시간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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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연계된 사회적 문제와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의 '몫'을 생각하고, '일 년'에서 할머니가 자신의 손녀를 지키기 위해 했던 행동이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거 같아 울컥하기도, 어쩌면 돌려받지 못할 '답신'에서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남들이 하자는 대로 끌려다니는 삶을 통해 내 삶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언니의 거짓 증언에선 내가 다 무너지는 느낌이 들기도, 오빠의 죽음 뒤 그가 나눠준 온전한 사랑을 깨닫는 '파종'에서 그의 마음을 온전히 나 또한 받는 느낌마저 든다.

무엇이 이렇게 내 맘속으로 파고들게 만든 걸까?!

아마도 우리 주변 일상에서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래서 모든 화자가 여성인 이 이야기는 흔하게 다가오는 소재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은영 작가만의 필력에 의해 흔하지 않은 특별한 힘을 가진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그녀가 약자의 여성이 아닌 희망차고 강한 인물을 그려낸다면 또 어떤 이야기가 탄생할지 궁금해진다. 더 이상 약자에 머물지 않는 여성을 더 많이 만나고 싶은 바람도 더하면서!!^^


 

문학동네 이달책으로 만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독파로도 운영이 되고 있어 9월 4일 오늘 최은영 작가와의 북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이에 맞추어 작가님께 궁금한 점을 남겨달라는 미션이 주어졌고, 모든 이야기의 화자가 여성인 이유가 있는지 남겼다.

어떤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두근두근!)

이달책 리딩 가이드뿐만 아니라 독파와도 함께 해 더 깊이 있는 독서가 되었던 책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가 담긴 한국단편소설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문학동네 이달책이란?!

북클럽문학동네에서 선정한 이달에 읽는 책으로 완독까지 케어해주는 별도의 유료 독서 프로그램.

+ 이달책 구성

도서+리딩가이드(담당 편집자 또는 저자의 편지와 질문카드, 백일장 이벤트가 함께하는 키워드 카드, 산책 지도 스티커, 완독의 방 카드)

비회원도 구입가능하고, 북클럽문학동네 회원이라면 독파 무료이용과 포인트 결제, 리워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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