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연계된 사회적 문제와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의 '몫'을 생각하고, '일 년'에서 할머니가 자신의 손녀를 지키기 위해 했던 행동이 어떤 마음에서 비롯되었는지 알 거 같아 울컥하기도, 어쩌면 돌려받지 못할 '답신'에서 그녀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남들이 하자는 대로 끌려다니는 삶을 통해 내 삶을 들여다 보기도 한다.
언니의 거짓 증언에선 내가 다 무너지는 느낌이 들기도, 오빠의 죽음 뒤 그가 나눠준 온전한 사랑을 깨닫는 '파종'에서 그의 마음을 온전히 나 또한 받는 느낌마저 든다.
무엇이 이렇게 내 맘속으로 파고들게 만든 걸까?!
아마도 우리 주변 일상에서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래서 모든 화자가 여성인 이 이야기는 흔하게 다가오는 소재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은영 작가만의 필력에 의해 흔하지 않은 특별한 힘을 가진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그녀가 약자의 여성이 아닌 희망차고 강한 인물을 그려낸다면 또 어떤 이야기가 탄생할지 궁금해진다. 더 이상 약자에 머물지 않는 여성을 더 많이 만나고 싶은 바람도 더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