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밖의 사람 -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
정혁용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살아내고 있나요?
살아가고 있나요? p.13
『침입자들』 정혁용 작가의 일상의 순간들을 들여보다 어느 순간 나의 일상의 순간들도 들여다보게 되는 에세이 책 『문밖의 사람』.
첫 소제목부터 나는 살아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살아가고 있는 건지 나를 대입하게 만들며 훅 잡아끌더니 중간중간 찰진 표현으로 피식피식 웃게도 만든다. 그러다 갑자기 훅 파고드는 글로 저격한다.(탕! 탕! 탕!)
가벼운 마음으로 지하철에서 펼쳤다가 이게 무슨 일인가.. 먼 산보기를 시전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하고 다시 읽기를 반복했으나 쉽지 않다. 아마 집에서 혼자 읽었다며 필시 울었을듯하다.
그러다 또 빵빵 터트려 웃게 만드니, 이렇게 난 지하철 안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는가 싶다.🤣
📚___
정혁용 작가의 첫 번째이자 어쩌면 마지막 에세이 책이 될지도 모를 『문밖의 사람』은 부제목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듯 낮에는 택배 노동자의 삶을, 밤엔 작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작가의 일상이 담겨 있다.
저자는 예전 여러 일을 하다 수억의 빚을 지게 되고 마지막으로 택한 직업이 택배라고 한다.
매일 강도 높은 육체노동으로 집에 오면 쓰러져 자기 바빴던 그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기분으로 버틴다. 그러다 자신이 남들처럼 돈과 명예를 좇느라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왔음을, 자신에게 쌓여가던 화가 어디에서 비롯된 건지 깨닫는다.
그렇게 그는 택배 일을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우린 이렇게 작가의 책을 만나고!!^^
✍___
오랜만에 재미있는 에세이 책을 만났다. 거기에 마음을 파고들기까지 한다. 이런 마음은 나를 모임 갈 때 읽은 이 책을 모임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재미있다고 열변을 토하게 만들었다. ( ◡‿◡ )
특히 『문밖의 사람들』에서 오가는 대화 속 티키타카에서 날려주는 웃음 포인트가 장난 아니다!! 작가님의 속마음과 아내분의 통역 정말 최고였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거기에 출판사 팀장님의 대처 기술마저 나날이 늘어가는 상황들이라니 ㅋㅋㅋ
'하늘에서 진상들이 비처럼 내려', '인생을 날로 먹고 싶어요' 등 소제목마저 재미있는 정혁용 작가 에세이 책 『문밖의 사람』 사심 가득 담아 추천한다. (작가님 마인드에 제대로 취향 저격당함!!)
ps. 택배 일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조금 더 근무 환경이 나아지길, 그리고 비처럼 내리는 진상들이 사라지길 바란다. ㅠㅠ
■ 당신이나 나나 참, 먹고 산다고 고생이 많다. p.29
■ 칸트든 뭐든 내게 안 맞으면 버리면 된다. 소주잔에 맞는 내 방식을 찾은 거다. p.36
■ "그런데 작가님, 주인공이 칼을 잘 쓰던데 혹시 특수부대 출신이신가요?"
"방위 나왔습니다. 칼은 택배 뜯을 때나 쓰고요." p.95
■ 하나둘 나름대로 삶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시선이 바뀐 거다. 그렇게 시선이 바뀌니, '아 천국의 문은 지옥 뒤에 있는 거구나.' 싶었다. p.115
■ 올해 저는 마흔일곱, 다시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기에는 너무 많이 남은 나이입니다. p.203
■ 젊다는 게 그렇다.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서 쉽게 친구를 사귀고, 사랑이 얼마나 무거운지 몰라서 쉽게 사랑에 빠지고, 삶이 얼마나 깊은지 몰라서 쉽게 뛰어든다. 하지만 그 무지함이 젊음의 힘이고 그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 p.216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