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사물과 장소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사물과 장소와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식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었을 엄마가 좋아했을 음식이 무엇이었을지 떠올려보기도 하고, 기다려 봐야 고작 몇 분인데 아이들의 속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너무 재촉한 건 아닌지 반성을 하며 저자의 '같이 천천히 걷고, 넘어지면 부축하고, 잊으면 다시 말해 주면 된다.'라는 말을 맘속에 새겨보기도 한다.
어두운 밤 길 운전, 그때 내 속도와 맞는 앞 차를 만났을 때 저자가 느꼈을 믿음직한 선배를 만난 기분 그리고 그 차가 다른 방향의 깜빡이를 켤 때의 섭섭함에는 공감을, 서로를 살펴보는 커뮤니티 그룹 '이웃'에 대한 이야기에선 따뜻함을 그리고 아무리 엄마가 자식에게 사랑한다 말해도 아이와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 자기 얼굴이 잘 나왔는지부터 본다는 자기애에 대한 이야기에선 빵 터져 웃기도 했던 시간.
짧은 하나하나의 이야기 속에서 만날 수 있었던 배려와 따뜻함이 가득했던 이야기였다. 쉼과 온기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좋을 책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