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마이클 온다치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로 1992년 부커상을 수상했고, 2018년 부커상 50주년을 기념해 수상작 중 최고의 작품에 주는 황금 부커상까지 수상한다. 그리고 이번 최신작 장편소설 『기억의 빛』 역시 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이 소설은 너새니얼의 성장을 담은 1부와 소년이 성인이 된 이후를 담은 2부로 나뉜다. 특히 2부에선 1부에 등장했던 의미들이 뒤집히는 반전으로 흥미를 더하고 장외에서도 생각지 못한 또 한 번의 반전으로 놀라움을 선사한다. 감기약에 취해서인가?! 분명 읽기 쉽지 않은 책이라 힘겹게 읽은 거 같은데 이야기의 끝을 보고 나니 전체적인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묘한 소설이다.
전시 상황에서 등화관제로 사방이 칠흑처럼 깜깜할 때 길을 밝히기 위해 쓰이는 희미한 빛을 의미하는 원제 『War light』.
뭔가 알 거 같으면서도 안갯속 목적지를 모르는 배를 타고 항해하는 기분이었던 이야기였고, 그 속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고 지난 일을 회상하며 성장해가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한 가족의 어머니이자 여성으로서 살아갔을 그녀와 그녀의 숨겨진 삶의 흔적을 추적하던 아들 너새니얼의 이야기를 통해 음지에서 중요한 활약을 했던 이들에 대해 생각해 보던 시간이기도 했다. 저자의 또 다른 책은 어떤 여운을 남겨주게 될지 궁금해진다.
ps. 그 어떤 사람도 그 사람 자체로 보지 못하고 의심하게 만들었던 상황에서 그들 모두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자였음을 알았을 때 너새니얼은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