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우수', '우수', '충분', '미흡'으로 평가되는 학업 성취도. 대학 입학 자격을 결정하는 시험인 고등학교 졸업시험. '미흡'은 낙제를 의미했고, 시험의 합격은 전국 모든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여겨졌다.
8세부터 시작해 19세가 될 때까지 12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면서 그 과정보다는 균등한 틀에 갇힌 채 '결과'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누가 그들에게 한 인간의 삶을 결정할 권리를 주었을까? 그 자격을 결정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오직 당신, 교수님이시죠! …… 임신 초기의 태아가 세상에 나와도 되는지 묻는 거예요. 말도 안 되지요, 그렇죠? 설사 그럴 수 있다고 해도 누가, 누가, 대체 누가 태아에게 자격이 없다고 말할 권리가 있을까요?' p.242-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