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트레이 귀공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5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이미애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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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트레이 귀공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이미애 옮김 | 휴머니스트


영미소설·액션 / 408 p.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순간을 뼈저리게 후회할 거야.

p.25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순간을 운에 맡긴 적이 있는가? 그것도 동전 던지기로. 

그렇다면 동전을 던져 나온 면에 따라 하기로 한 행동은 그 사람에게 이미 정해져 있던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운에 따른 선택이었을까? 분명한 건 어느 쪽에 속하든, 동전에 맡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행할지 여부는 자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가 자신의 죽음이 예감되는 절망적인 상황으로 놓이게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건가?!

오롯이 자신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결과였음에도 형제의 탓으로 돌리며 복수의 칼날을 갈던 그. 그것도 모든 이가 반대했음에도 그가 밀어붙였고 결국은 동전 던지기로 자신의 운명과 형제의 운명까지 맡겼던 그였지 않았나?! 

자신의 삶이 고통스러울수록 그런 고통을 겪지 않는 타인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이 커질 뿐이라지만, 형의 광기 같던 복수에 결국 악의에 잠식당해가던 헨리의 삶이 안타까웠다.

그것 또한 그의 운명이었을까? 



이보게, 그보다 흥미진진한 건 없을 걸세. 그 가문의 한 사람은 1745년에 참전했고, 다른 한 사람은 희한하게도 악마와 밀담을 나누었다지. 로OO의 《회고록》에서 그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을 걸세. 그리고 밝혀지지 않은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지. 뭔지는 모르지만, 한참 후에, 100년 전쯤에…….

p.12

듀리스디어 경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통속적이고 방종할 뿐 아니라 소동이 일어나면 늘 제일 앞에 있으면서도, 가족과 이웃으로부터는 높은 평판을 받으며 그가 조금 더 진지해지면 장래에 큰일을 해낼 거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장자 제임스 밸런트레이 귀공자와 거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지만 묵묵하고 착실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던 둘째 헨리 듀리.

이처럼 다른 두 사람은 자코바이트 봉기가 일어나자 한 명은 가문에 남고 한 명은 출정을 하기로 한 가문의 중도 노선을 취했을 때, 자신의 활동적인 기질을 억누르지 못한 제임스는 자신이 출정하겠다고 나섰고, 헨리와 앨리슨 양 그리고 듀리스디어 경은 집을 떠나는 것이 아우의 몫이라 주장했다.

결국 모두의 반대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며 동전 던지기로 정하자 제안한 제임스와 그런 게임은 하지 않겠다 소리치던 헨리. 그리고 제임스의 출정을 가리킨 동전.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그렇게 제임스가 원하는 대로 출정은 하였지만 자코바이트 봉기가 실패로 돌아갔고, 가문에는 밸런트레이 공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고 가문엔 가까운 친척이자 고아로 부친이 무역을 통해 구축한 재산 상속을 받은 앨리슨 양의 돈이 필요했기에, 듀리스디어 경은 제임스와 사랑하던 사이였던 그녀를 설득하고 설득해 헨리와 결혼 시킨다. 그로부터 10개월 후, 밸런트레이 공자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고 온 자가 나타났으니... 

그동안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가문에서 일하던 집사 매컬리 씨가 화자가 되어 그가 남긴 문서를 통해 들려주던 『밸런트레이 귀공자』 이야기. 


그 녀석이 이 모든 것에 대해 내게 대가를 치러야 해. 그 녀석은 내 자리를 차지하고, 내 칭호를 달고, 내 아내의 환심을 사고 있어. 그런데 나는 이가 덜덜 떨리도록 추운 황무지에서 빌어먹을 아일랜드 녀석하고 단둘이 있잖아! 아, 나는 잘 속아 넘어가는 평범한 얼간이였어!

p.107

망명자 신세가 되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은 위험에서부터 큰 위험에 빠지며 죽을 고비를 넘기던 제임스가 자신의 모든 고통의 대가를 헨리에게 넘기며 보이던 비뚤어진 복수심에 소름 돋던 이야기. 살았을 때나 죽었을 때나 영원토록 헨리의 등에 묶여 있던 그로 인해 결국은 악의에 잠식되어 가던 헨리의 모습.


그 무엇도 내 것이 아니라네. 그 무엇도. …… 내가 가진 것은 이름과 그림자뿐이야. 그림자뿐. 내 권리는 실체가 없어.

p.114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는 양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동전으로 정해진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그들의 선택이 불러온 비극이었을까?

가족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에 대해 그리고 운명과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복수가 더해진 어른용 『보물섬』을 읽는 듯한 또 다른 재미가 있었던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3, 『밸런트레이 귀공자』였다. 

모험이 함께하는 복수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께, 이 책을 펼쳐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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