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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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이란주 글 | 순심 그림 | 한겨레출판

청소년인문·사회 / 304 p.

E-9 노동자는

사장님이 허락해 줘야만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는 거,

당신은 혹시 알고 있나요?

p. 81

아니요. 몰랐어요.😥 

정말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그저 중 2가 된 청소년 둥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거 같아 신청했던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였는데, 24명의 이주민이 직접 들려주던 이야기는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무심했었는가.... 

가만히 생각을 떠올려보면 둥이들이 초등학생 때, 친구 중 고학년이 되자 히잡을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고, 종종 다문화 교육을 한다는 공문을 접하기도 했으며 이주민 2세 친구들도 종종 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는 와닿지 않아 내 일과는 무관하다 생각했던 거 같다.

그래서 이주민 인권 활동가 이란주 저자님의 말처럼 대한민국의 인적 구성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사회적 인식이 그 속도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그렇다면 우린, 함께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 이주민과 함께하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나가야 할까?


 

우리는 차별에 익숙해요. 직장에서 겪는 하대와 무시는 그냥 일상이어서 우리에겐 공기와 같은 일이죠.

p.191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에서는 인종, 국경, 피부색을 넘어 이주민 1세대부터 2세대까지 

한국에서 결혼한 엄마를 따라 어릴 적 타이에서 한국으로 이주했고 지금은 한 가정의 가장이 된 반야, 필리핀 출신 엄마가 한국 아빠와 이혼해 파키스탄 새아빠와 살고 있는 열다섯 살 수정, 아이들이 태어났으나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없어 출생 등록을 하지 못한 정우와 현우, 한국과 네팔을 잇는 식당 주인장 지브 등

다양한 24명의 이주민이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중 스물여덞에 와서 나이 마흔에 자신의 나라로 간다던 니로샨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정말 한국에서 일하는 사이 청춘을 다 보낸 그.

용접을 배워 줄곧 한 회사에서 12년을 일하며 용접 달인이 되었으나 오르지 않던 월급. 만약 한국인이 자신과 같은 일을 했다면 두 배 이상의 월급을 줘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10년을 일해도, 2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인 현실. 자신의 청춘을 다 보낸 한국을 떠날 때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한국 국적으로 바꿨으나 아무도 한국 사람으로 보지 않았고 일본마저 국적을 바꿨다며 일본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던,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한국에서 혐오에 대응하던 일본 출신 샤토미도.

차별에 익숙한 사람은 없다. 아니, 익숙해져서도 안된다.

다문화든 아니든, 어느 나라 출신이든, 외모가 어떻든 나와 다르다고 해서 미워하고 싸워야 할 이유가 대체 뭐가 있겠어요. 우린 다 똑같이 '사람'인데요.

p.46


 

「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는 한 명 한 명 들려주는 이야기가 길지 않고, 중간에 그림도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각 사연이 끝날 때마다 더해진 저자의 글박스로 이주민에 필요한 관심과 제도가 언급되어 있어 더 자세히 이주민에 대해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안 또한 제시되어 있어 다문화 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습 자료로도 활용하기에 좋다. 

무엇보다 앞으로 인적 구성이 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살아갈 청소년 아이와 함께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모두가 함께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 속 이민자 중 한 명인 서아프리카에서 온 음악가이자 마음 치유사 아미두 디아바테가 한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다. 정말 우린 다 똑같은 '사람'이지 않은가?! 

블랙, 화이트, 옐로, 그런 색깔이 다 무슨 상관이랍니까. 세상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옆 사람이 조금 낯설어도, 조금 불편해도 서로 참아주면 어떨까요. 그럼요, 인생 쉽지 않죠. 그럴수록 서로 받아들이고 나누고 살면 더 행복할 수 있어요. 나도 힘 보탤게요. 마음 아픈 일 있나요? 그럼 젤리를 찾아오세요. 어서요!

p.206

ps. 다른 회사로 가고 싶어도 사장의 사인을 받아야 하고, 사장이 고용센터에 해고했다고 신고해 줘야 비로소 고용센터에 사업장 변경 신청을 할 수 있고 고용센터에서 알선해 주는 회사에 갈 수 있다는 제도는 하루라도 빨리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그만두게 해달라고 부탁해도 회사에서 거부하면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없는 제도는 누굴 위한 제도인 걸까?! 그들이 다른 회사로 옮길 권리만 있었더라도, 그렇게 오랫동안 제대로된 임금을 받지 못한채 참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ㅠㅠ

+ 한겨레출판사 하니서포터즈 5기로

책을 지원받아 직접 읽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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