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4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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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보리스 비앙 | 이재형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프랑스소설 / 204 p.

중요한 건 오직 한 가지, 복수하는 것,

그것도 가장 완전한 방법으로 복수하는 것이다.

p.83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살다 보면 누군가가 미워지기도 하고, 다른 이로부터 미움을 받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대갚음을 한다면 ''눈에는 눈' 식으로 하면 결국 온 세상의 눈이 멀게 된다'라는 간디의 명언처럼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드라마나 책 이야기 속 혹은 현실에선 끊임없이 복수라는 단어가 들려오고, 때론 실제 행해지기까지 한다. 무엇이 그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게 한 것일까?

함루라비 법전에도 똑같이 보복한다는 의미를 가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태복수법이 나와있다. 하지만 '동태'복수법임에도 실제로는 신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는 법이다. 어쩌면 이 차별에서 오는 분노가 더 큰 복수를 불러일으켰는지도 모른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를 당한 동생을 위해 완전한 복수를 목표로 세운 리 앤더슨처럼.


 

금발과 분홍색이 도는 흰 피부, 정말이지 위험할 게 전혀 없었다. 그들 모두를 감쪽같이 속일 수 있으리라.

p.47

흑인의 정체성을 가졌으나, 혼혈이었던 리 앤더슨은 금발과 흰 피부를 가지고 있어 백인의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 형의 외형은 그와 다르게 모든 것이 흑인이라 가리켰고, 그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어린 동생은 좋아하는 백인 여자아이와 만났다는 이유로 살해된다.

오직 피부와 머리칼, 입술 등 외형이 그들과 틀리다는 이유 하나로.

동생을 죽인 자들에게 완전한 복수를 꿈꾸며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새로운 장소 벅턴에서 서점 관리인으로 일을 하기 시작한 리.

그는 그 지역의 젊은 여성들과 은밀한 관계를 맺으며 복수의 희생양을 몰색한다. 그러다 부유한 가문의 자매 루 애스퀴스와 진 애스퀴스가 그의 눈에 들어오고,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 가지던 자신의 근육과 몸매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뭔가 있다는 목소리로 그녀들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완전한 복수를 이룰 수 있을까?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3 '질투와 복수' 편에 속하는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실제 파리의 한 살인 사건 현장에서 책의 한 장면이 밑줄 그어진 상태로 발견되면서 신문의 1면을 장식하게 된다. 

그에 따라 수많은 독자의 눈을 끌며 책이 엄청나게 팔렸고, 작가 또한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이 책은 인종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과격해 미국에서는 도저히 출판할 수 없어, 작가 보리스 비앙이 '버넌 설리번'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국 작가가 쓴 걸 자신이 프랑스어로 번역했다 주장하며 프랑스에서 출간한 책이다. 

그러니 엘리트 작가들의 책을 제치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이 소설이 어떻게 궁금하지 않겠는가?! 

그것도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먼저 읽으신 분이 19금이란다. 그래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3 책 중에서 제일 먼저 펼쳤다. ㅋㅋㅋ

마을 사람들은 그가 죽었는데도 그를 교수형에 처했다. 검둥이였기 때문이다.

p.193

처음엔 '어우야'가 절로 나오는 장면들에 시선을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용이 진행될수록 그 속에서 보이던 인종차별 문제가 작가의 간결한 문체와 만나면서 거친 분위기를 자아내고, 이 문제에 대해 그리고 복수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가 자매를 죽이겠다는 계획이 불러온 복잡한 상황과 비극적인 결말에서 과연 그의 남동생이 그의 불행을 원했을까? 그리고 그가 행한 그 복수가 진정한 복수가 되었을까? 나였다면, 그처럼 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여전히 백인과 흑인 그리고 혼혈이란 단어가 존재하듯 여전히 존재하는 인종차별 문제. 그리고 오늘날 범죄자들에게 선고되는 가벼운 죗값을 볼 때면 어쩌면 나도...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이야기였다.

1946년 출간 당시 커다란 충격을 주었고, 50만 부 이상 판매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20세기 프랑스 누아르 소설의 고전이 궁금하신 분께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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