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러키 스타트업
정지음 지음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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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러키 스타트업


 정지음 | 민음사



한국소설 / 264 p.



- 용사는 이기는 존재잖아. 우린 대표 따가리들이고.


- 진정한 용사는 사장님과 싸우는 게 아니란다.


- 그러면?


- 출근을 그만두고 싶은 자기 자신과 싸우는 거지.


p.21



당신에게 있어 회사는 어떤 곳인가? 가만 생각해 보면 어느 순간부터 회사에 대해 깊게 생각을 안 하기 시작한 거 같다. 어릴 때야 나름 꿈을 가지고서 드라마에 나오는 커리어 우먼을 꿈꾸기라도 했지, 지금은 그저 학교를 가듯 당연히 가야 하는 곳으로 여기며 지내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요일 전날, 일요일 저녁이 되면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를 외치듯, 난 '회사 가기 싫다.'를 외친다. 그리고 바란다. 오늘이 금요일이길... 아니, 토요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아마도 이것은 「언러키 스타트업」의 맨 첫 페이지에 실린 나의 회사 생활을 진단해 보는 SGC(시궁창) 테스트에서 절대 안정형, 귀하는 대표이거나 천상계의 일원이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회사가 강탈해 가지 않은 긍정적 생애 에너지를 자기계발이나 사이드 프로젝트에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묻던 이 결과는, 내가 예수님이나 부처님보다도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 정지음 저자는 말한다.



움직이지 말고 계속 자리를 지키십시오. 바깥은 지옥입니다.p.14



스타트업이란, 나무위키에 나와있길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말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처음 사용되었고,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투자를 받기보다는 종잣돈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기술 기반 회사의 성공 사례가 많다는 뜻이란다.



그런데 5인 미만 사업장, 일명 스타트업인 이 회사 '국제마인드뷰티콘텐츠그룹'의 수장은 정말 뭘까? 한 회사의 수장이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아무런 능력이 없다. 그런데 또 이런 꼰대 꼰대도 없다. 그 이름은 바로 박국제.



사람들이 놀린다는 이유로 돌연 영어 닉네임 제도까지 도입한 정말 답 없는 대표 박국제는 CEO James가 되었고, 김다정 주임은 DJ 주임, 오지구는 Earth 대리, 이수진은 Susan 과장이 된다. 이렇게 수평적 회사를 봤냐던 그대여, 왜 직책은 그대로오?!를 외치게 하는 와중에 정지음 작가님 작명 센스에 빵 터진다.



스타트업에서 업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이 회사에서 일어나는 26편의 에피소드를 담은 「언러키 스타트업」 시트콤 소설. 정말 너무 리얼한 이야기에 이거 현실 이야기 아니냐며 계속 의심하며 봤고, 이랬다저랬다 하는 갑 중의 갑 행사를 하는 박국제로 인해 나도 이 회사의 일원이 된 거처럼 그들의 사장 뒷담화에 동참했다.



김다정의 업무 PC 개자식 관찰기 폴더를 볼 때는 빵 터져서 신나라 웃었고, '이 과장 넌 줄 알았어'로 힙합까지 탄생한 에피소드와 퇴근해도 되냐는 질문에 나가아아아! 가!!!를 외치던 박국제의 말엔 정말 자지러지게 웃었다. ㅋㅋㅋㅋ 미친다 정말. 



결국은 잠깐만 보고 자야지 했던 이 책을 펼친 자리에서 끝장을 보았다.(담 날 출근은.... 망했...) 그리고 「언러키 스타트업」의 김다정은 '갑을 전쟁'을 통해 박국제와 끝장을 보았다. 그것도 아주 화끈하게!!! 그동안의 고구마가 순식간에 사라지는데 어우 잘한다, 잘한다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마지막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런데 정말 회사란 어떤 존재일까?! 그저 돈을 벌기 위한 곳일까? 첫 회사였던 그곳을 쉽게 그만두지 못했던 김다정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함께 하는 동료들을 보며 나 또한 함께하는 직장 동료와 회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혹 자신의 일에 대해 그리고 회사에 대해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시트콤 소설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대신 욕은 장착하고 펼치자!!! 다정과 그녀의 동료와 함께 뒷담화를 해야 하니깐! 아주 찰지게! ㅎㅎㅎ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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