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 돔 아래에서 - 송가을 정치부 가다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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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돔 아래에서

송경화 | 한겨레출판

한국소설 / 424 p.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상한 나라처럼

숫자의 의미도 화법도 모두 다른 곳이 여기,

여의도였다.

……

여의도는요. 욕망의 용광로예요.

p.14, p.233

최근 둥이 학원비를 결제할 때나 집 앞 슈퍼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던 지역화폐의 내년 예산이 전액 삭감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장애 아동 시설 관련 예산, 노인 일자리, 무주택 서민 지원 예산, 후쿠시마 오염수 감시 관련 예산 등이 삭감되고 초등 돌봄교실 과일 간식 지원 사업과 일자리 안정자금, 문화재 보전관리 예산 등은 전액 삭감된단다. 그렇다면 이 예산은 다 어디로 편성되는 걸까?

검찰청 운영 예산이 증액되고 세종 대통령 집무실 예산이 책정되었으며 검찰청 운영 예산이 증액된다니 거기로?! 「민트 돔 아래에서」'결식아동 지원' 예산이 대폭 깎이고 허남인 다민당 대표 지역구에 생활체육센터를 짓는 예산이 신설되었다는 '예산 심사' 에피소드처럼, 국방부 보안 강화 예산이 대통령실 주변 조경공사에 투입된 현실처럼 삭감된 예산은 다른 예산으로 사용이 될 것이다.

절로 '아이고, 두야!'라는 말이 나오게 만드는 현실이다. 그런데 '과연 나아지긴 하는 걸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송경화 작가의 장편소설에서 송가을을 만난 이후로, '어쩌면...' 이란 희망을 가져보고 싶게 만든다. 

말이 필요 없던 「민트 돔 아래에서」.

<한겨레>에 입사 후 줄곧 취재 기자로 현장을 뛰던 송경화 작가의 첫 소설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을 보지 않았음에도 왜 드라마 제작이 확정이 되었는지 후속작인 이 책을 보고 나니 절로 이해가 된다.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인물들이 살아 숨 쉬며 만들어가는 에피소드가 꼭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었기에 더! 

정말 드라마화해도 재미있을 요소들이 가득한 소설이다. 

기자 생활의 꽃이자 누구나 꿈꾸는 '워너비' 부서, 에이스만 갈 수 있다는 정치부에 드디어 송가을이 입성하는데 성공한다. 그것도 사회부에서 특종 세 개를 연달아 터뜨린 뒤에야 가능했다. 하지만 말단이다. 어찌 보면 회사에서 부서 이동인 것이니 새롭게 아래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며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 정치부 초보 기자라는 설정이 주는 재미가 자칫 멀고 무거울 수 있는 '정치'라는 곳을 가깝게 만들며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녀의 주위의 인물들마저 살아움직이며 그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재미를 더한다. 특히 지역에 따라 사투리를 사용하는 기자들로 인해 구수함이 넘치다 못해 찰지는 대사에 나도 모르게 따라 읽게 된다. 흐미, 단 긋!!!(ㅋㅋㅋㅋㅋ🤣)

「민트 돔 아래에서」 정치부에 입성한 초보 기자 송가을을 따라 나도 정치부로 입성해 하나하나 그 세계를 알아 나갔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가끔은 너무 현실 같은 이야기에 속 터져하며 욕도 했다가 사이다를 날려주는 결말에는 그렇지!를 외치며 다행이다 안심도 했으며 생각지도 못한 간질간질 썸을 만났을 땐 나도 같이 그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리고 울컥하며 눈물이 고이게 한 장면들까지. (스포가 될 수도 있어 자세한 내용은 생략..ㅠㅠ 작가님이 정말 들었다 놨다를 너무 잘하신다.)

송가을이 마지막에 느꼈던 감정처럼 모든 에피소드가 재미있었고 행복했으며 벅차면서도 감동적이고, 슬프면서도 감사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했던 이야기. 정말 책을 덮고 나서 퍼져나가던 따뜻함이 어디선가 송가을같은 좋은 기자가 존재하고 있을 거란 희망이 더해지면서 희망을 가져보고 싶게 만든 이야기였다.

드라마로 만날 송기자를 기대하며, 송경화 작가님의 다음 이야기도 기다려진다.

저는 저널리스트로 성공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기자라는 직업이 배지를 달기 위한 수단, 유명해지기 위한 도구로 여겨질 수 있지만, 저는 아닙니다. 펜의 힘을 믿습니다.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 펜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p.269

+ 한겨레출판사 허니서포터즈 4기로

책을 지원받아 직접 읽고 남기는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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