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작가의 소개로 그가 유대인이었고 수용소에서 살아온 생존자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땐, 나였다면 살아돌아왔어도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그 상황을 이겨내고 작품을 남기고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건 너무 쉬운, 정말 그 경험을 해보지 못한 자가 너무 안일하게 할 수 있었던 부끄러운 생각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가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라 지은 제목과 함께 아이를 갖지 않은 이유를 언급했을 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그의 전 아내가 데려온 아이의 인사를 받는 장면의 여운이 더 크게 남는다.
조금은 그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중간중간 주옥같은 글로 울림을 주기도 했던, 책의 끝을 보고 나서야 온전히 첫 시작의 이야기부터가 이해가 되었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