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여기 먼저 살았다
크리스털 D. 자일스 지음, 김루시아 옮김 / 초록개구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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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기 먼저 살았다

크리스털 D.자일스 | 김루시아 옮김 | 초록개구리

창작동화 / p.300

■ 이곳을 떠날 수는 없다. 여기는 내 고향이다. 나는 모든 걸 여기서 했다. 여기서 가장 친한 친구들을 만났고,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고, 공원 농구장에서 처음으로 3점 슛을 성공시켰고, 숨바꼭질도 아주 많이 했다. 참나무는 숨기에 딱 좋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 섬광처럼 눈앞을 지나갔다.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다. 어떻게 그런 기억을 다 놔두고 떠날 수 있지? p.74

누구에게나 태어나고 자란 곳이 있다. 그리고 우린 그곳을 고향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 의미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예전엔 동네에 누가 살고 있는지 그리고 그중 그 집의 가정사까지 다 알 정도로 친하게 지내는 이웃도 있을 정도로 자주 왕래하며 함께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곳에 머무르는 기간도 짧아졌을 뿐만 아니라 당장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과연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고향’이란?! 더 나아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거주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자신의 거주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이란 현상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이야기 「우리가 여기 먼저 살았다」였다.



■ 젠트리피케이션은 중·상류층의 취향에 맞게 도시 주변 동네를 바꾸는 것입니다. 보통 저소득층이 강제로 쫓겨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같은 거죠. p.284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되면 새집, 새 식당, 새 가게가 들어서면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수익도 늘어나 좋은 거 아닌가?! 싶지만 문젠 기존 원주민들의 기준이 아닌 부유한 주민들에게 맞춰 재개발됨에 따라 원주민들이 내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웨스네 동네에도 새로운 건물을 짓기를 원하는 부동산 개발 회사가 접근해오면서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서로 싸우기 시작했고, 동네를 떠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자신이 먼저 살고 있음에도 이사를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웨스는 왜 자신들이 쫓겨나야 하는지 의문을 품으며 자신의 모든 것이 담긴 동네와 공동체를 지킬 방법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 나서는데, 과연 웨스는 이사를 가지 않고 자신의 동네를 지켜 낼 수 있을까?




어린 웨스의 눈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뿐만 아니라 흑인과 백인의 인종차별에 대해 그려지면서 이해하기 쉽게 그려지던 이야기.

돈보다 더 많은 것이 얽혀 있음을 그리고 우리와 우리의 공간은 다른 사람과 그들의 공간만큼 존중받아야 함을, 우리 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이야기로, 우리 아이들도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가지고 우리 동네, 우리 가족, 우리 집이란 자부심을 가지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라본다.




■ 이건 그냥 우리가 이사 가는 문제만은 아니야. 이건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지키는 문제란다. 엄마의 가족사와 이웃의 역사는 중요해. 사태가 곤란해지더라도 말이다. p.78

■ 경찰은 제가 여기 살았다고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어요. 바로 저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제가 하는 말도 듣지 않고요. 마치 누군가 제 목소리를 꺼 버린 것 같았어요. p.152

■ 나는 흑인이니 백인이니 상관없이 그저 내가 되고 싶을 뿐이야.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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