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무음에 한하여 아르테 미스터리 14
오리가미 교야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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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무음에 한하여

오리가미 교야 | 김은모 옮김 | 아르테

추리소설 / p.312

나에게는 '거기 있다는 것' 이상의 정보를 영혼에게 얻을 방법이 있다. 바로 영혼이 있는 장소에서 잠을 자는 것이다. p.36

읽는 순간순간 왜 오싹함이 느껴지는지 모를 일이다. 대낮에 읽고 있음에도 뒤를 돌아보기 무섭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불안하게 뛰는 심장이라니! 분명 무서운 이야기가 아닌데, 이런 느낌이 계속 드니 나도 내가 어이가 없다.ㅋㅋ 단지 영혼이 등장해서?! 정말 왜? 이런 와중에 또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져 색다르게 다가왔던 이야기.

영혼의 기억으로 풀어가는 색다른 재미가 있던 추리소설 「단지, 무음에 한하여」였다.




뭔가 2% 부족해 보이는 탐정 하루치카에겐 아주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건 바로 영혼이 보인다는 것!

추리소설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보인다? 그럼 게임 끝 아닌가 할 만큼 대단한 능력처럼 보이지만 사실 정말 '보이는 것' 뿐이다. 영혼이 그에게 말을 하지도 무엇인가를 알려주지도 않을뿐더러 그도 영혼에게 무엇 하나 요구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 영혼이 나타난 곳에서 잠을 자면 영혼의 단편적인 기억이 소리 없는 영상처럼 보인다.

그렇게 영혼을 통해 알게 된 약간은 부족하면서도 중요한 단서를 해석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그가 이번엔 백만장자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제기한 딸의 의뢰와 막대한 빚을 지고 실종된 남편이 자살한 것 같으니 시신을 찾아달라는 사건을 맡게 된다.

그는 그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채 자기가 죽은 곳이나 마음이 강하게 남은 장소 혹은 물건 곁에 서 있는 영혼을 통해서 두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설마 유언장이 유리하다는 이유로 의심받고 있는 가에데가 범인인 건 아니겠지? 정말 그 남편은 실종되었을까? 아니면 정말 그 아내의 말처럼 자살을 한 걸까?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치카의 시선을 따라갔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을 할 수 없었던 이야기. 설마.. 설마???





펼친 자리에서 다 읽은 「단지, 무음에 한하여」. 청소년 소설 같은 표지와 호기심을 자극하던 책 제목이 완독 후에 보니 또 다르게 다가온다.

기존 추리소설과 색다른 소리 없이 영혼의 기억을 읽어내며 추리하는 이야기에서 오는 재미와 함께 따뜻함도 있던 이야기. 탐정 하루치카의 부족한 추리에 도움을 주던 가에데와의 케미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고 영혼을 통해 미궁 속에 빠질 수도 있었던 사건이 어떻게 풀어져 나갈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혼이 자신의 시신을 따라 움직이며 제발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 주길 바랐을 그 마음이 느껴지는 듯해 울컥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현재에도 어딘가에서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죽은 곳과 시신이 있는 곳을 오가며 그날 일어난 일을 시간에 맞춰 재연하고 있을 영혼이 존재하지 않을까? 현실에서도 영혼을 볼 수 있는 탐정 하루치카가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한다. 그들 모두가 해방되는 그날이 오길 바라본다.

분명 자신을 발견해 주길 바랐을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알아차려주게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밤 나타났고, 그날 밤도 나를 이끌어 준 것이리라. 그리고 지금은 해방됐다고 믿고 싶었다. p.306

ps. 탐정 하루치카와 가에데와의 케미를 더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오옷 다음 이야기가 이미 올해 3월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다고 한다. 둘의 콤비로 함께 활약될 예정이라는 「여름에 기도를 : 단지, 무음에 한하여」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다음 이야기에선 어떤 영혼을 만나 사건을 해결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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