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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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제이슨 레이놀즈 |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청소년도서 / p.272

원래 이 이야기는 전설처럼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스쿨버스와 함게.

그러나 그걸 본 사람도, 들은 사람도 없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그냥저냥 괜찮게 시작될 것이다.

코딱지와 함께.

시작부터 강렬하게 시작한 「집으로 가는 길」은 첫 이야기부터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그 더럽고 누리끼리한 마물을 콧구멍 밖으로 추방하지 않으면 같이 집에 가지 않겠다던 재스민의 말에 TJ는 학교 복귀 이틀 만에 잔소리하는 거냐며 티셔츠 앞자락으로 코딱지를 대충 파낸다. 순간 내가 뭘 본거지?! 싶은 소재였는데, 이 이야기는 끝도 당황스럽다.

그래서 결국은 아이에게 SOS를 쳤다.

"율아, 네가 먼저 읽고 이야기해 주면 안 될까?"

그렇게 하루 차이로 같이 읽고서 이야기를 하게 만든 이야기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둘 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ㅋㅋㅋㅋ

👦"엄마, 이거 무슨 이야기예요? 작가가 뭘 이야기하려고 한 거예요?!"

👩"아니, 내가 너한테 먼저 물어본 거잖아. 무슨 이야기였어?"

👦"첫 번째 이야기는 코딱지 이야기인데요. 엄마, 물곰 알아요? 앤트맨에도 나왔었어요."

👩"응? 앤트맨에? 물곰???"

👦"그리고 콜 오브 듀티라는 게임 알아요? 다섯 번째에 나오는 게임이잖아요."

👩"응??????"

👦"그런데 이게 무슨 이야기예요?"

그르게, 무슨 이야기일까? 도돌이표 대화가 아닐 수 없다. ㅋㅋㅋㅋ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10편의 단편 이야기가 담겨 있는 「집으로 가는 길」. 주인공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지만 학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진행되는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는 알게 모르게 이어지며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하지만 내가 너무 어른이 되어버린 걸까? 어디에서 웃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 그런데 아이는 아는 소재들이 제법 되는듯하고 자신만의 재미를 느끼는듯하다. 이런 게 세대차이?!ㅋㅋㅋㅋ

책 표지에도 '웃기고 비장하고 때론 뜨끈한 라티머 중학교의 하굣길 이야기'라고 적혀있었고, 작가님 소개에도 '내 목표는 하나입니다. 지루한 책 쓰지 않기.'라고 적혀있다. 그래서 내 멋대로 웃음이 빵빵 터지는 이야기가 가득할 거라 생각을 했고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진 채 가볍게 책을 펼쳐들었었다. 하지만 이야기 속에 녹아져 있는 소재는 학교폭력, 빈곤, 치매, 소문, 게이 등으로 결코 가볍지 않다.

자칫 무겁고 심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정말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에 담고 있는 열 편의 이야기.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풀어져있어 청소년들이 자신의 또래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이야기. 하지만 나처럼 혹은 나의 아이처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였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이려나?! 나도 웃고 공감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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