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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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식당

박현숙 | 특별한서재

청소년 문학 / p.248

나는 수십 년이 아니라 천년만년이라도 바꿀 수 있었다. 어마무시하게 멋진 삶도 미련 없이 포기할 수 있었다. 나는 설이를 만나야 한다. 설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p.11

약속은 지켜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 약속을 지키려면 자신의 다음 삶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수십 년을 멋지게 살 수도 있는 가능성을 내팽개치고 길어야 100일을 사는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미 그 사람은 새로운 생을 살아가고 있어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데?!

살아생전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천년 묵은 여우 만호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다음 생을 포기하던 채우. 그가 다시 태어난 설이를 찾기 위해 '약속 식당'을 차리고 설이와 함께 만들었던 요리 비밀병기, 살살말랑, 파감로맨스를 메뉴로 앞세운다. 과연 채우는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설이를 찾을 수 있을까?




단지 설이를 찾을 단서는 원래 설이의 게 알레르기뿐이다. 설상가상 채우의 모습 또한 살아생전 열일곱 살 때의 모습이 아닌 마흔 살도 넘어 보이는 여자의 모습이다. 그 모습에 억울한 마음이 드는 나와 달리 채우는 그저 자신이 완성시킨 파감로맨스를 설이가 먹고 좋아하고, 자신이 지켜준다고 약속해놓고 지키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말자고 말한다. 그만큼 다시 주어진 기회가 소중했던 채우였다.

그런데 약속 식당의 2층 집에 대한 안 좋은 소문까지 더해져 어떻게 이곳에 식당을 차릴 생각을 했냐고 물어오는 사람들과 그 소문이 사실인 듯 비가 내리는 날마다 2층에서 무언가 끌리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정말 그 소문이 사실인가?!

이 와중에 처음부터 반말을 하며 오지랖을 보이던 황 부장과 미용실을 하며 살갑게 구는 왕 원장, 학생 구주미와 고동미와 계속 마주하게 되는 채우는 설이의 존재까지 찾아야 한다. 과연 누가 설이인 것일까?




사람들이 약속 식당에서 채우가 해주는 음식을 먹을 땐 나까지 군침이 돈다. 그리고 두 명이 게 알레르기 증상을 보였을 땐 둘 중 누가 설이일지 궁금했고, 2층에서의 소문의 진실이 밝혀졌을 때는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채우가 설이가 누구인지 알게 되지만 이미 설이는 자신의 새로운 삶 속에서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 이미 설이는 채우를 기억하지 못한 채 다른 이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키기 위해 한 약속이었지만 지키지 못했던 약속. 그럼에도 약속 식당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던 채우를 통해 꼭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물어오는 것만 같다.

구미호 식당의 세 번째 이야기이면서 청소년 문학에 속하는 「약속 식당」은 제목에서 어느 정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전편들과 비슷한 플롯을 보여줘 새로운 느낌이 없어 아쉬운 느낌도 들었지만, 청소년 도서에 해당하는 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풀어놓아 아이와 함께 읽기에 좋다.

과연 아이들은 지키지 못한 약속이 무엇이 있었는지 그리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 「약속 식당」이었다.

약속은 지켜야 한다. 지키기 위해 약속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이 아닌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내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된 거다.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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