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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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 p.247

책을 읽기 전 우연히 먼저 보게 된 저자의 소개란. 「이선 프롬」, 「여름」, 「수순의 시대」 등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친숙한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와 놀랬다. 그렇게 '아, 저자의 이름이 '이디스 워튼'이었구나.' 마음속에 콕 박혀 들어왔고 왠지 모르게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기대감은 충족되고도 남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책도 읽고 싶게 만드는 저자의 필력에 바로 「여름」을 구입하게 만들었다. 정말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세밀한 묘사력과 인물들의 감정선에 푹 빠져들며 순식간에 읽었던 이야기였다.


'거짓말 위에 세워진' 행복은 언제나 무너졌고, 그 폐허 밑에 주제넘은 건축가를 묻어버렸다.

p.67

'여성과 공포'라는 주제를 가지고 출간된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1에 속하는 「석류의 씨」에서 로맨스를 만나거라 생각 못 했기에 더 즐거운 마음에 읽었다가, 중간에 드러난 진실에 뒤통수 맞으며 배신감에 치를 떨게 했던 첫 번째 이야기 「편지」더 놀라웠던 건 그 진실이 드러났을 때 정작 놀라야 했던 리지가 놀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은연중에 그의 거짓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때로는 진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유지되는 삶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계속 이대로 모른 척 살아갈 수 있을까? 나였다면 남편 디어링 씨에게 진실을 요구했을 거 같다. 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를 속 터지게 만든 두 번째 이야기 「빗장 지른 문」.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자백하는 그래니스를 보며 도대체 왜 자백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 살인으로 유산을 얻게 되고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게 된 그가 아니던가?! 그런데 누구 하나 이 자백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살인을 했다는 증거를 가져와라, 과로 탓이니 휴식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 권하는 사람들.

정작 이 상태까지 가니 이젠 내가 오히려 답답해 왜 아무도 안 믿어주냐고 소리치게 만들었다. 정말 이 이야기의 결말이 너무 궁금해 뒷장을 계속 넘기게 만들었던 이야기였다.




저자님께 단독 면담 신청하고 싶게 만들었던 세 번째 이야기 「석류의 씨」.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날부터 똑같은 회색 봉투에 희미하게 적힌 글이 적힌 편지가 도착하기 시작한다. 남성적인 곡선임에도 필체 자체는 너무나도 확실하게 여성적인, 수신인 남편의 이름 이외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편지. 그리고 그 편지가 나타날 때마다 생기와 용기가 다 빠져나가 텅 비어버린 사람이 되는 남편. 도대체 무슨 편지이길래?

나였어도 그 수상쩍인 편지가 궁금할 거 같다. 무엇보다 그 편지를 받고 보이는 신랑의 수상쩍인 행동이 더해진다면?! 당장 이리 와서 앉아보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저 신화에서 석류의 씨가 상징하는 것으로 그 정체를 유추해 보게 만들었던 결말로 충격을 더했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하녀의 종」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와 불안으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면서 오싹함을 주기도 했지만, 브림프턴 부인이 처한 고립과 유폐의 상황에 남편으로부터 벗어날 길이 죽음밖에 없었던 사실이 드러나며 마음 아프게 만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때로는 여성으로부터 진실을 말할 수 없게, 때로는 진실을 가린 채 외면하는 길을 선택하게 만들었던 이야기. 때론 알 수 없는 존재로부터 공포와 불안감마저 주었던 이야기 「석류의 씨」. 확실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닌 독자에게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결말이 오히려 더 강렬하게, 그리고 더 긴 여운으로 돌아와 계속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던 흡입력 강한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으로 이디스 워튼 저자를 알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 만날 저자의 다른 작품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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