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의 장점이라면 어느 편부터 읽어도 된다는 거 아닐까? 그래서 맨 마지막 '사악한 목소리'의 부록으로 있는 '마법의 숲' 이야기를 두 번째로 읽었다. 그런데 이 짧은 이야기는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 거 같으면서도 정확하게 잡히지 않아 두 번이나 연달아 읽어야 했다. 그럼에도 내가 이해한 게 맞는 건가 싶은 의문이 드는 이유가 뭘까?
향토의 수호신을 만나기 위해서 원정을 떠날 필요 없이 나만이 알아보고 은혜로운 마법에 기꺼이 몸을 맡길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그저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을 충실하게 활용해야 함을 그리고 그것을 알아볼 눈과 심장이 있어야 함을 깨닫고 다짐한다.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과 만나는 시각 사이에 마법의 숲을 하릴없이 거니는 지고의 은총을 누릴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p.237 기도하고 싶어졌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