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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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영화 로맨스 소설 / p.360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습니까?

p.13

소원. 누구나 한 번쯤 생객해 보았으리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 만약 과거로 돌아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질까? 내 인생에서 어떤 고통을, 어떤 회한을, 어떤 후회를 지워버리고 싶을까? 첫 장을 펼침과 동시에 물어오는 묵직한 질문에 멈칫한다. 그리고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 바로 대답하는 한 남자가 있다. 30년 전 사고로 목숨을 잃은, 자신에게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단 하나의 여인을 꼭 만나고 싶다고. 아이의 얼굴을 되찾아 줘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며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냐고 물었던 노인은 그런 그에게 황금색 알약 열 개가 든 병을 건네준다.

정말 알약을 먹으면 과거로, 그것도 30년 전 그녀가 살아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그럼, 사고로 죽은 그녀를 살릴 수 있는 건가? 희망 가득한 마음으로 잠들기 전 잠깐 읽겠다며 펼친 책은 그렇게 끝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아니 아니, 「구해줘」에서도 그러더니 이번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도 예상되지 못하는 결말로 인해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들었다. 기욤 뮈소 저자의 매직인가?!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는 엘리엇의 나이 서른 시점과 예순 시점이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예순 시점이 현재이고 서른 시점이 과거에 속하지만 서른의 엘리엇에게는 예순의 나이인 그의 존재가 미래에 속한다. 그러니 다짜고짜 자신의 앞에 나타나 한 노인이 "내가 바로 너야, 바로 30년 후의 모습이라고!"라고 이야기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예순의 엘리엇은 과거에 머물 수 있는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번 넘어가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고, 서른 엘리엇이 믿고 나서야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죽기 전에 목숨보다 더 사랑한다는 여자 일리나만 보고 간다. 정말 보고만 간다! 응?! 그녀를 살리는 게 아니라, 진짜 보고만 간다고?! 나처럼 뭔가 이상함을 느낀 엘리엇은 노인에게 일리나를 다시 보고 싶었던 이유를 물어보게 되고, 그녀가 자신 때문에 죽게 된다는 대답을 듣게 되는데... 과연 그는 시간여행자로부터 그녀를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일리나를 살리게 되면 나비효과로 미래가 달라져 자신의 현재 딸을 만날 수 없다고 말하는 예순의 엘리엇으로 인해 쉬워 보이지 않는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하지?! 그녀도 살려야 하고, 딸도 존재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모두가 해피엔딩이길 바라던 마음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로 얼어붙는다. 정말 저자님, 이 방법밖에 없는 거예요? ᅲᅲ

엘리엇은 과거, 현재, 미래의 운명 앞에서 처절하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인간의 운명이 모두 쓰여있다면 그 펜은 도대체 누가 쥐고 있는 걸까? 절대자? 신? 그렇다면 절대자는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하는 걸까?'

p.270




과거가 달라짐에 따라 나비효과로 달라질 미래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바뀔 희망 가득한 미래를 그려봤을 뿐. 나의 주변 인물들의 삶마저 과거의 아주 사소한 변화로도 달라질 수 있고 현재 나와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현실적으로 체험해 본 기분이다. 그래, 그냥 가볍게 시간 여행을 상상했을 뿐 심각하게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거다. 과연 나는 현재의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과거를 바꾸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리허설로 미리 살아볼 수 없는 인생, 어쩌면 그러기에 지금 현재가 더 소중하고 조금은 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과거의 내가 있기에 지금 현재의 내가 있듯 과거를 돌아보며 후회하기보단 지금 현재에 더 집중하며 살아가자. 이야기의 마지막 결말도 어쩌면 다시 찾아온 인생의 기회일지도.^^ 나름의 해피엔딩 일지도?!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인상 깊은 글귀

운명을 바꾸기 위해 떠나는 사랑의 시간 여행 로맨스 소설책 추천

▶ 엘리엇은 수많은 고생을 치르며 딸을 키우고 났을 때 커다란 진리 하나를 깨달았다. 아빠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노력해서 아빠가 된다는 것이었다. p.136

▶ 그래, 포도 농장과 와이너리는 나의 꿈이자 희망이야. 아무튼 내가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너 때문이라는 걸 알았으면 해. p.149

▶ 난 우리가 함께한 순간들을 머릿속에 모두 저장해 두고 있어. 마치 기록영화들처럼. p.164

▶ 자네는 인생이 한참이나 남은 것처럼 일리나를 대했어. 사랑은 그런 식으로 느긋하게 하는 게 아니야. p.196

▶ 애초에 타려고 했던 객차에 오르지 않았다. 그 덕분에 그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들을 얻게 되었다. 사랑, 우정 그리고 인생의 소명을. p.254

▶ 우리에게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기 때문이다. - 세네카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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