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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과 지구 ㅣ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5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평점 :
파운데이션과 지구
아이작 아시모프 |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SF 소설 / p.676
「파운데이션과 지구」 첫 문장부터 '이게 무슨 소리?!'를 외치게 했다. 분명 자신이 선택하고 내린 결정이면서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이유를 알아야겠다니?! 설마 트레비스가 누군가에 의해 정신적으로 조정을 당한 건가라는 의심이 들며 동공 지진이! 그런데 또 그가 제기하는 의문을 계속 듣다 보니 정말 누군가의 개입에 의해 모든 일이 일어난 것만 같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들에게 동화된 듯 ‘정말 지구야, 어디 있는 거니?!’ 애타게 찾게 되고 위협의 상황에 놓일 땐 ‘이제 그냥 집으로 가면 안 되겠니?!’라는 말도 절로 나왔다. 정말 험난하고 험난했던 지구 탐사 이야기, 나까지 그 탐사에 참여한듯한 리얼함으로 고생한 이 느낌이라니. ㅋㅋㅋㅋ
전 편 마지막에서 트레비스는 파운데이션을 해체하고 새로운 사회, 새로운 삶의 형태를 탄생시키기로 결정을 내리면서 미래의 세계로 ‘가이아’를 선택했었다. 하지만 이번 편에서 역사상 존재했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띤 ‘갤럭시아’라는 세계의 건설을 추구하는 것이 옮은 결정이었는지 스스로 의문을 갖는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고자 인류의 시작이었던 ‘지구’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방문하는 곳마다 지구에 관한 기록이 모조리 사라져 있다. 트레비스의 말처럼 은폐시켜야 할 것이 없다면 왜 기록이 말소되었을까? 정말 누군가에 의해 사라진 걸까? 만약 그렇다면 분명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주장하는 그의 의견에 어느새 나도 모르게 동의하게 된다. 그리고 모두가 지구가 죽은 행성이나 다름없고 그 누구도 접근할 수조차 없도록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다고 이야기할수록 지구의 미래 모습 같아 보여 정말 그러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무중력 우주선을 빼앗길 뻔했던 콤포렐론부터 시작해 사나운 개만 득실했던 오로라 행성, 기이하고 위험한 인간들이 살던 솔라리아 행성, 위협적인 이끼가 있던 멜포메니아 행성 등 가는 곳마다 사람이 살든 살지 않든 위협을 받던 그들이다. 그러다 지구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와~ 저자의 큰 그림이 딱!!
당신은, 왜 당신이 내린 결정을 그렇게 혐오하고 불신하는 거요?
공동체의 결정에 따라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제거될 수 있는 그런 부수적인 존재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구를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생태계의 불균형과 개인의 개성에 대해 그리고 모든 분야를 로봇에 의지함에 따라 사회가 나약해지고 퇴폐적으로 변해가는 미래와 솔라리아인들을 통해 ‘개인’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를 볼 수 있었다. 날씨를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고 식량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한 알파조차도 영역 확장을 꿈꾸며 허파에 아가미를 개발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씁쓸했다. 천국의 섬이라 불리는 '새로운 지구'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복잡해지면 복잡해질수록 노후화가 빨리 온다는 사실과 함께 예전보다 용량도 좋아지고 기능도 좋아졌지만 수명이 짧아지면서 다닐 올리바가 조금씩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또 어떠한가?!
다른 생명체들로부터 위협을 받을 때마다 바로 나서서 죽이지 않는다고 블리스에게 따져 묻던 트레비스와 모든 원자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며 어떤 조직이든 쉽게 해치지 않는다 말하던 블리스는 계속해서 부딪히고 부딪힌다. 꼭 개인의 독립성과 나-우리-가이아 공동지성체의 충돌처럼. 그래서 당신이 내린 결정은?!이라고도 묻는듯했던 이야기. 정말 그래서 당신의 선택은?이라 묻고도 싶어진다.
지금과 비슷한 느낌마저 들었던 세계. 그리고 우리의 미래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파운데이션과 지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