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 나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
신고은 지음 / 샘터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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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

신고은 | 샘터

심리학 / p.252

처음 내가 가스라이팅에 대해 알게 된 건 재밌게 봤던 '사이코는 괜찮아'에서 알게 된 서예지 배우를 통해서였다. 그녀가 한때 연인이었던 김정현에게 다른 여자들과 이야기도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작품에서의 멜로까지 다 할 수 없게 지시했다는 내용을 들었을 땐 '그게 가능해?!'라는 의아함이 먼저였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스킨십을 다 빼고 다른 사람들에게 딱딱하게 대하고 오늘 어떻게 했는지 보고하라는 그들의 대화 내용과 김정현이 제작발표회에서 서현의 팔짱을 거부하는 행동, 스킨십 장면을 빼달라며 대본 수정 요구,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 팔짱도 안 끼고 행진하는 모습 등 가스라이팅을 나타내는 자료들이 올라옴에 따라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나와는 먼 이야기인 거 같아 ‘아, 이런 게 있구나’하고 넘어갔던 기억 또한 난다.

그러다 이번에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를 읽게 되면서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으니! ‘와 이것도, 저것도 가스라이팅이라고?!’ 거기에 나도 모르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적도 행한 적도 있다는 사실에 더 기겁!! 정말 아는 만큼 볼 수 있고 아는 만큼 대처할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정말 가스라이팅이 무엇이길래 타인으로부터 이렇게 삶이 좌지우지되는 것일까?





가스라이팅이란?

한 남성이 자기 아내를 억압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릴러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된 ‘정신적 학대’를 일컫는 용어로, 상황이나 심리를 조작해 상대방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령 누군가로부터 지속적으로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냐?”라는 말을 들어온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내가 예민하게 굴었나?”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이외에도 “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네 기억이 잘못된 거야”, “내가 언제 그랬어?”, “나한테는 너밖에 없어”, “네가 첫째니까 이해하지?” 등 생각보다 쉽게 우리 삶을 침범하고 있고 실제 일어나고 있는 가스라이팅.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등 모든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스라이팅의 모든 것을 심리학자 신고은 저자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드라마, 소설 속 사례에 심리학 이론을 더해서 쉽게 알려준다.

「이토록 치밀하고 친밀한 적에 대하여」를 통해 가스라이팅의 다양한 모습과 가해 방식, 가스라이팅을 무기처럼 사용하는 사람의 특성, 가스라이팅에 쉽게 당하는 심리적 특성, 극복 방안 등을 알게 되었고,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개소리라는 그 말에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또한 말을 할 땐 더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반성도 함께.




상대방의 교묘함이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지 어리석거나 물러서 당하는 게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나를 먼저 챙기고 내가 행복해야 한다고, 행복해질 권리, 나로 살아갈 자격을 스스로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정말 제대로 알고 제대로 대처하며 함께 연대하면서 자신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착하게 살기보다 선을 지켜 살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하지요. 그것이야말로 나에 대한 선善입니다. 나는 내 삶의 군주입니다. ‘나’라는 국가를 지키는 것은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입니다.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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