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86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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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하

빅토르 위고 |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 /p.475

국왕과 나, 우리 두 사람이 저 사람을 만들었소.

국왕은 의지를 표명했고, 나는 기술을 동원했소.

이제 영원히 웃으라.

p.625

왜 인생 소설이라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었던 책이다. 정말 빅토르 위고 저자의 필력에 푹 빠져 읽었다. 이상하게도 「웃는 남자」를 읽는 동안 분명 불안 요소가 없는 부분인데도 꼭 물가에 내놓은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 마음처럼 계속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이 계속 뒷장을 넘기게 했고 그 불안을 마주해야 했을 때의 숨 막힘이란!

'그래도 그윈플레인이 주인공인데, 설마 이야기 초반부터 잘못되겠어?! 설마...'하는 마음이 왔다가 다시 안심하기를 반복하다가 그의 원래 이름을 되찾으며 일행과 헤어지면서 한 번, 연설할 때 또 한 번, 그리고 마지막에 크게 한번 나를 울렸다. 아.. 우르수스와 호모 어떡하냐.... ㅠㅠ




잡초 사이에 핀 꽃 한 송이 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던

떠돌이 그윈플레인이,

하늘에 있는 별을 딸 수 있게 되었어!

p.665

「웃는 남자」 상에서 그윈플레인을 포틀랜드 해안에 유기했던 사람들이 혹독한 폭풍우를 만나 절망한 나머지 자신의 목숨을 혹은 영혼을 구해줄 수 있길 바라며 자신들이 저지른 악행을 진술서에 적고 서명을 했었다. 그리고 그 진술서를 호리병에 넣어 바다에 던졌었는데, 그 호리병이 하권에서 집행관의 손에 들어오게 됨에 따라 그윈플레인의 원래 이름을 되찾게 된다.

사실 그는 잉글랜드의 피메인 클랜찰리 경으로 세이녀리에 속하고 부유한 최상층에 속했으며 상원 의원이었다. 그가 두 살 때 제임스 2세 폐하의 명령에 따라 팔렸고 그를 산 사람들이 그를 광대로 써먹을 목적으로 얼굴을 훼손, 흉하게 변형시켜 얼굴에 영원한 웃음을 가지게 만든 것이다.

그가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자 사회는 결혼과 가정과 카스트를 준다. 하지만 그는 결혼의 문턱에서 매춘을 보았고 가정에선 그의 형이 따귀를 때리고서 다음 날 손에 검을 든 채 그를 기다렸으며 그가 속한 카스트가 귀족인 그의 면전에서 웃음을 터뜨린다.

처음 참여한 회의장에서 그는 다른 귀족들에게 당신들의 행복은 타인의 불행으로 다른 사람들의 헐벗음으로 이루어진 것이니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라 외친다. 언젠가는 굽실거림도, 비천함도, 무지도, 시종들도, 왕도 더 이상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의 격분, 노여움, 사랑, 형언할 수 없는 슬픔 등 그의 내면에 있는 모든 것이 폭소로 귀결된다. 안면의 웃음으로 인해서....




국왕의 의지에 그리고 하드콰논의 기술에 의해 영원한 웃음을 가지게 된 한 남자 그윈플레인. 슬퍼도 슬픔이 아닌 웃는 얼굴을 한 그였기에 그의 언사가 지향하는 쪽이 있음에도, 그의 얼굴은 엉뚱한 쪽으로 향한다. 그로 인해 받아들여지기도 전에 내침을 당해야 했다. 그리고 그의 신분 변화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파멸까지... 어느 것 하나 그가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 없기에 더 마음 아프다.

공화주의 지지자였던 클랜찰리의 후계자인 아들을 몰래 콤프라치코스에 팔아넘긴 제임스 2세와 무료함에 천민들을 괴롭히고 죽이며 즐거워한 남성 귀족들 그리고 흉측하고 괴물 같은 남자를 자랑으로 삼던 여성 귀족들 속에서 그의 공허한 외침이 이야기의 결말과 맞물리며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마음을 울린다.

주교들이시여, 피어들이시여, 왕족들이시여, 백성이란 속 깊은 곳에서는 괴로워하며 겉으로 웃는 사람들입니다. 경들이시여, 거듭 말씀드리거니와, 제가 곧 백성입니다.

p.855

정말 읽으며 표현들이 하나하나 주옥같아서 메모하기 바빴다. 저자의 필력에 빠져 읽는 동안의 시간이 즐거웠던 만큼 빅토르 위고의 다른 책도 이어서 보고 싶다. 정말 읽는 내내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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