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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이소다 가즈이치 그림,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2월
평점 :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아리스가와 아리스 | 이소다 가즈이치 그림 | 김효진 옮김 | AK
추리·미스터리 소설 / p.372
어느 날, 아파트 4층의 한 집에서 들려온 날카로운 비명과 어느 나라말인지 모를 고함 소리에 놀란 주민들이 문을 비집고 들어가자 목이 졸린 소녀가 굴뚝에 거꾸로 처박혀 있고 그녀의 어머니는 면도 칼에 베여 뒤뜰에 떨어져 죽어있었다. …… 현장의 문과 창문은 모두 안에서 잠겨 있었으며 굴뚝으로는 사람이 드나들 수 없는 밀실이었다. p.7
머리말 첫 시작부터 나의 눈을 사로잡은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이 책에서 밀실 대도감으로는 만날 수 없었지만 이와 같이 흥미진진한 41개의 밀실 사건을 도감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데?'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하는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정말 읽을수록 '어떻게?'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게 읽은 추리소설이 하나도 없단 말인가?! ㅋㅋㅋ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에는 서양 미스터리와 일본 미스터리로 구분되어 추리소설이 소개된다. 미스터리 장르의 신간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신작을 읽기 버거운 현 상황에서 혹 고전 작품을 읽고 싶어도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저자는 고전 추리 소설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안내서를 만들고자 했다고 한다.
즉 이 책은 '초심자부터 마니아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밀실 안내서'이다. 그것도 사건에 등장한 밀실이 그려진 밀실 대도감!
그리고 교소도 감방에서 탈출할 수 있냐는 도전을 받아 실제로 교도소에 들어가 7중의 밀실을 탈출하는 '13호 독방의 문제', 살아서 승강기를 탄 사람이 살해당한 채 도착한 '엔젤 가의 살인', 투표하러 투표 부스에 들어갔던 사람이 칼에 찔린 상태로 나와 죽은 '투표 부스의 수수께끼', 바다에서 날아온 돌이 등대의 유리창을 뚫고 사람을 덮쳐 사망에 이르게 한 '등대귀' 등 다양한 밀실과 밀실 트릭들로 이루어진 밀실 사건 추리 소설 또한 만날 수 있다.
어떠한 장소보다 사방이 막힌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혹은 밖에서만 문을 잠그고 10미터 상공을 오가는 리프트에서의 살인 사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다른 곳은 잠겨있다지만 문이 있고 창문이 있으니 혹 어떠한 장치가 있었던 거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지만 이곳은 정말 어떻게 된 거지?라는 궁금증이 폭발하게 하는 밀실인듯하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에는 밀실 사건과 사건이 일어난 밀실 대도감만 안내될 뿐 어떻게 일어난 일인지, 범인은 누구였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계속해서 '그래서?', '어떻게 들어간 거래?'라는 의문이 책이 끝날 때까지 반복되고 반복된다. 결국 처음의 초롱초롱한 호기심 대마왕의 의문이 점점 계속되는 궁금증에 지쳐 파김치가 된다. ㅋㅋㅋㅋ
혹 책에 소개된 추리소설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더없이 반갑게 맞장구치며 이소다 가즈이치님이 그린 도감을 보며 색다른 재미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고 나처럼 추리소설 입문자라면 다양한 고전 추리소설을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정말 지금 읽고 있는 파운데이션의 저자 '아이작 아시모프'와 브라운 신부를 만났을 때는 반가웠고 성직자, 수학자, 마술사 등 저자들의 색다른 본업을 아는 재미도 있었다.
그저 내가 많은 추리소설을 몰라서 아쉬울 따름이다. 아직 추리소설 입문 전이거나 어떤 추리소설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이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다.
'그렇소. 밀실 살인, 완전 범죄, 모든 탐정 소설 작가가 아니,
현실의 범죄자들이 영원히 추구해 마지않는 엘도라도요,
아무리 원해도 실현할 수 없는 불가능한 꿈이지.'
p.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