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 비울수록 애틋한 미니멀 부부 라이프
에린남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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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에린남 | 아르테

에세이 / p.252

나는 물건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나에게 필요한지 필요 없는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집 안을 비워나갔다. 처음으로 진지하게 내 사람과 일상을 제대로 마주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물건을 줄이며 생긴 집 안의 빈 공간처럼 내 마음에도 조금씩 빈 공간이 생겨났다. 그 자리는 나를 오래도록 떠나 있던 여유가 차지했다.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후에, 그제야 우리가 함께하는 삶을 위해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또 다른 사람, 남편이 보였다. p.13

어질러져 있는 집을 보고 있자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리고 밀려오는 짜증. 아니 매일같이 치우고 치워도 왜 이 상태란 말인가!!!! 다 갖다 버리고 싶다는 나의 말에 이때다 하고 신랑은 말한다. 그래 다 갖다 버리자고! 그럼 난 또 멈칫!ㅎㅎㅎ

그렇다. 난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다. '놔두면 언제가 쓸 거라며 나중에 꼭 쓰려고 보면 없지 않냐고 집에 이런 거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라며 지금 당장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혹시나'하는 마음에 하나둘 챙겨둔다. 그렇게 결국은 사용되지 않은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물건들과 옷, 그리고 나의 추억이 담긴 초등학생 때부터 모아온 일기장과 친구와 주고받은 쪽지와 편지도 여전히 한구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올해 이사를 계기로 큰 맘먹고 과감히 버릴 것을 다 버리고 왔다. 분명 다 버리고 왔는데... 언제 또 이렇게 채워진 걸까?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저자 에린남은 결혼을 하고 호주에 사는 주부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살림을 꾸려야 했기에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며 자신이 해야 하는 일들에 둘러싸인다. 하지만 살림을 잘하려고 노력해도 발전하지 않았고 거기에 요령도 없으니 더 힘들었으며 일상도, 결혼 생활마저도 힘들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정말 내 일은 언제 하지?!

그러다 결혼 3년 차가 되던 해에 집안일이 귀찮아서 선택한 미니멀리즘이 그들에게 뜻밖의 해결책이 되어주었고 계속 이렇게 살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 지금까지 줄이는 삶을 이어오고 있다는 부부. 그들의 소소한 일상과 함께 귀여운 일러스트를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진다.




전기밥솥도 전자레인지도 토스트기나 에어프라이어도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며 잠깐 이 모든 것들이 없는 일상을 생각해 보다가 아이들 간식 때문에 힘들겠다며 고개를 절래절래짓기도 하고, 호주에 살며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옷이 아닌 본인이 편한 것을 택하면서 자신이 입고 싶은 대로 입으며 자유로운 기분을 느끼는 그들을 보며 부럽다를 외치기도 한다.

아니, 왜 우리나라에서 입기 힘든 옷도 해외에선 너무 당당하게 입게 되는지, 정말 웃픈 현실. ㅎㅎㅎㅎ 진짜 저자의 말처럼 다른 사람을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럴 시간에 자신에게 더 집중을 하자.

구멍 날 때까지 신고 입는다는 부부를 보며 난 어떠했는지 떠올려보기도 하고 가진 것들의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기분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러게 구멍이 날 때까지 입고 신어본 적이 있었던가?!

조금은 미니멀 라이프보다 일상 이야기가 더 많아 보여 아쉬웠지만 이들처럼 자신들에게 맞는 생활과 소비를 하는 건 좋은 거 같다. 확실히 잘 쓰지 않는 건 처분 또는 기부도 하면서 비움을 실천해나가면 그만큼 또 다른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최근 점점 많아지는 짐에 어쩌지를 난발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딱 좋은 자극제가 되어준 책이었다.

그럼 이제 안 입는 옷부터 정리를 해볼까? 신랑은 책부터 이야기하지만 어림없는 소리!!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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