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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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영미소설 / p.445

‘주말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조금만 읽을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드라마고 뭐고 푹 빠져서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분명 처음엔 냉정한 수잔을 보며 욕하면서 읽은 거 같은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다. 거기에 완독 후 밀려오던 행복감과 충만함이란!

책 장수가 줄어들수록 왜 이 책이 넷플릭스 영화로 결정되었는지 알 수 있었고, 영상으로 만나게 될 한 명, 한 명 등장인물들이 기대되었다.



어느 날, 출근 전 아침 남동생 에드워드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들은 엄마의 죽음. 호들갑과 한숨 따위의 인사, 어색한 포옹, 만난 적도 없고 존재조차도 몰랐던 누군가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그 인사치레를 받아주는 것 따위가 머릿속으로 그려진 그녀는 굳이 이 사실을 사무실에 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평소처럼 출근을 한다.

친엄마의 사망 소식을 들었는데 평소처럼 출근하는 그녀의 냉혹한 모습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의 유언에 따라 집이 남동생에게 상속되었다는 사실에 자신의 몫의 정당한 유산을 받아낼 거라며 법적인 조치까지 불사르겠다는 그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마흔세 살임에도 엄마의 보호 아래 생활하는 남동생 에드워드, 자신의 은신처를 파괴하고 망나니와 같은 행동을 보이던 그가 속임수를 썼거나 엄마를 괴롭혔거나 정신없는 틈을 타서 유언장에 분명 간섭을 했을 거라고 거의 확신하던 수잔. 엄마가 쓰던 침실을 그림 작업실로, 자기가 쓰던 방은 음악 감상실로, 식당에는 당구대를 놓겠단 에드워드를 보고 있자니 그래 어쩌면.... 이란 상상을 나도 하게 된다.

그러다 점차 밝혀지는 진실에 ‘아... 그래서 수잔이 그렇게 행동했구나.’ 이해를 하게 되고, 목사님에게만 밝힌 엄마의 비밀에선 헉!(이모가 그래서 엄마의 유언을 그만 받아들이는 게 어떻겠냐고 했던 게.... ㅜㅜ), 롭과의 사랑에선 몽글몽글, 이야기가 끝날 때쯤 에드워드의 마음마저 알게 되며 해피엔딩! (그래도 인마, 너 그러는 거 아냐!!)

정말 나랑은 다르게 기억하네. 역시 진실은 주관적이니까. 다들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거야. 어쩌면 우리 둘 다 맞을지도 몰라. p.420





어렸을 땐 그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40대만 되어도 다 이루고 안정적이게 살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그 나이가 되어보니 오히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래서 수잔의 성장이 반가웠고 힘이 되기도 했다. ‘그래, 어른이 되어서도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며 나의 성장 또한 현재 진행형!

ps. 임신을 했음에도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려고 하는 수잔이 멋졌고 무엇보다 미혼모가 된다는 그녀를 축하해 주던 주위 사람들과 그 문화가 너무 부러웠다. 생물학적 아빠인 리처드의 청혼을 거절하던 수잔이라니!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선택한 그 용기에 박수가 절로 나오면서도 그 문화에서 할 수 있었던 행동이라는 생각에 한편으론 씁쓸하다. 우리 나란 아직.... ㅜㅜ

캑터스, 인상 깊은 글귀

▶ 당신 혼자 만든 게 아니라고. 반은 나야.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생각하고, 나처럼 걷고 말할 거라고. 아기의 미래에 대한 내 몫의 권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 p.133

▶ “저에겐 사람들의 내면이 중요해요.” 케이트가 말했다.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사람들에게 인기 있거나 유행에 민감하거나 외모가 훌륭한지는 제게 중요하지 않아요. p.164

▶ 요즘 동화의 결말은 다양한 내용으로 바뀌었어요. 공주는 왕자와 함께해도 괜찮고, 하인과 함께해도 괜찮고, 혼자의 힘으로 극복해도 괜찮아요. 또 다른 공주와 사랑에 빠지거나 고양이 여섯 마리를 키우며 살아도 되고, 자기가 왕자가 되겠다고 선언해도 돼요. p.243

▶ ‘안돼’라고만 말하지 말고, 가끔은 ‘그래’ 하고 무언가를 새로 도전해 봐요. 최악이라고 해봤자 무슨 일이 있겠어요? 약간의 창피함, 약간의 어색함이 다예요. 그리고 최선이라고 해봤자,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거잖아요, 또 알아요? 수잔도 즐길 수 있을지. p.291

▶ 다른 사람한테 의지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요. 내 운명을 내 손으로 쥔다면 그 누구도 나를 실망시킬 수 없으니까요.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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