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달 1 (일러스트 특별판) - 세 명의 소녀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1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달

박영주 글 | 김다혜 그림 | 아띠봄

청소년소설 / p.504

살면서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적 있어?

혹은 누군가로 인해 네 삶이 완전히 뒤바뀌어 버린 그런적은?

p.39

벽면에 원하는 것을 그리기만 하면 다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무엇을 그려보고 싶은가? 아기자기한 정원이 있는 집? 책이 가득한 서재? 선뜻 선택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나와 달리 아이들은 돈과 또 다른 자신을 그려보고 싶다며 망설이지도 않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말을 한다.

중학생이 되면서 자신만의 고집도 생기고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자신이 속한 세계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는 아이들. 그래서였나?! 비슷한 또래인 「고양이달」 주인공 열여덟 살 노아를 보며 마음껏 그가 보여주는 세계로 신나게 빠져들었다. 매일 학교, 집을 오가며 반복적인 일상을 해오던 아이들에겐 노아가 보여주던 세상은 메말라가던 상상력에 단비와 같았으리라!

노아와 함께 다양한 인물을 만나며 모험을 떠나는 중학생 아들의 모습을 보니 난 또 왜 감정이입이 되는 것인가?! 노아가 모험하며 알아가는 가족의 의미와 우정 그리고 사랑 모든 것이 아이들 또한 겪을 거라 생각하니 남 일 같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고 바라게 된다.

조금이나마 고양이달 속 인물들을 통해 사랑, 행복, 꿈 등 소중한 가치들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앞으로 맺어갈 인간관계에서 조금은 덜 상처받길.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조금은 덜 힘드길.



정말 누구라도 원하는 걸 벽면에 그리기만 하면 다 얻을 수 있는 곳 바라별이 「고양이달」 이야기 속에 존재한다.

어릴 때 부모님께 버림받고 바라별에서 고아로 자란 열여덟 살 노아, 그는 표현이 서툰 이들을 대신해 그들의 눈 속에서 진심을 읽고 바이올린 연주로 화가에게 전달하는 '소망 통역사'이다. 그러나 정작 노아의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저 우주 어딘가에서 바라별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다는 전설이 있는 '고양이달'이 노아에게 엄마였고 친구였으며 연인이었다. 소녀가 나타나기 전까지....

매일 밤 고양이달 아래 언덕에 먼저 나와 앉아 있던 소녀. 자신의 이름조차 밝히지 못하던 그 소녀는 항상 모두를 고르게 비춰야 하고 정작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고양이달이 너무 슬픈 거 같다며 고양이달의 외로움을 읽고 슬퍼한다. 노아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고독을 보고 슬퍼하듯이.

그렇게 고양이달의 눈을 가진 소녀와 웃고 울며 둘은 친구이자 연인, 가족이 된다. 하지만 어느 날 소녀가 사라지고 고양이달도 함께 자취를 감춘다. 순식간에 빛을 잃은 바리별과 노아의 세계. 노아는 소녀와 고양이달을 찾을 수 있을까?




이렇게 크고 광활한 우주에서 누군가를 찾아낸다는 건 기적이야.

p.165

소녀를 찾아 온 우주를 헤매던 노아는 별신이 고장 나 아리별에 불시착을 하게 되고 아리별의 주인 아리를 만나게 된다. 아리는 중대한 사건으로 인해 한 소녀였으나 인격체가 세 개로 나뉘어 한 몸에 세 개의 인격체를 가지고 있는 세 명의 소녀이다.

아리별 주민 누구나 좋아하는 태양의 찬란함을 품은 루나, 바다의 생명력과 격정을 품은 도도한 매력녀 마레, 땅의 고독과 어둠을 품은 소녀 맹목적 순수 모나.

저마다 개성을 지닌 세 명의 소녀들과 함께 독특한 캐릭터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 노아를 통해 아이들도 함께 경험을 한다. 노아가 경험하게 되는 모험들을 지켜보는 나조차 저자가 보여주는 무엇이든 가능한 환상의 세계에 감탄하며 푹 빠져들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상대는 끝없이 기다려 주지 않아요.

전하지 못한 진심은 상대에겐 없는 것과 다름없어요.

p.427

불시착해 다친 노아를 돌봐주던 링고와 린 그리고 핀을 통해서는 가족의 의미를, 모자 마녀를 통해서는 모자를 만드는 동안 모자 마녀가 품었던 꿈에 대해, 자신의 뜻대로 삶을 살 기회도 원하는 꿈을 꿀 기회도 가질 수 없었던 백 년을 기다려온 매미의 삶이 하루 사이에 끝이 나는 광경을 통해선 자신의 삶이 매일 축제였다는 것을,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구름 아이를 보며 지금의 소중함을.

그중 어른이 되기를 꿈꾸지만 모두 아이인 채로 잠시 살다 가기 때문에 어른이 될 시간도 사랑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던, 오직 지금만 있던 구름 아이가 노아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달라고 요구했던 장면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구름 아이처럼 한순간에 온 마음을 쏟는 방법도 그 마음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전하는 방법도 알지 못해 구름 아이가 사라질 때까지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해주었던 노아. 노아에겐 시간이 필요했고 구름 아이들을 보며 '사라짐'을 경험했던 노아는 자신의 사라짐을 예상하고 준비하게 된다.

그렇게 아리별에서 세 명의 소녀와 함께 모험을 하며 삶의 소중한 가치를 하나하나 배워나가며 성장해나가는 노아.


그 모험 속에서 로나는 친구로, 모나는 동생으로, 마레는 사랑으로 다가오는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게 되고 로나와 마레의 눈은 왜 흐릿해졌으며 사라진 소녀는 또 어디에 있을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고양이달 2편에선 또 어떤 캐릭터들을 만나며 삶의 가치를 배우게 될지 기대된다.

중학생 책 추천으로 읽어 보게 된 고양이달 1권, 아이들과 읽어보길 잘했다며 셀프 칭찬을 하며 다음 권을 향해 달려본다.^^





내게 단 하나의 마음이 허락된다면, 나는 너였으면 했어.

그게 무슨 뜻이야?

널 만나 행복하다는 얘기야. p.61

누군가 그랬어. 사랑이란 거 동전의 양면 같은 거라고. 상대에 대한 연민이 앞면이라면, 뒷면에는 날 위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는 거래. p.290

"서로 사랑하는데 왜 서로를 잃지 않으면 안 되는 건지, 어떻게 평생을 가꿔온 사랑이 어처구니없이 단 한순간에 의미도, 이유도 없이 부서질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언젠가 네가 어른이 되고 그래서 더 많은 마음을 가지게 되면, 오늘의 일을 일상처럼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거야." p.335

"이치에 맞지 않아요. 정당하지 않다고요. 작별 인사할 시간 정도는 줘야 했어요.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에게... 그렇게나 많은 말들을 나눈 사람들에게... 어떻게 한마디 인사할 시간도 주지 않고... 어떻게 사랑한단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노아가 다시 흐느끼기 시작했다. 링고는 눈을 지그시 감고 노아의 등을 쓸어 주었다. "그러니 그 말은 언제든지 해야 해. 사랑한다, 노아."

"저도 사랑해요." p.3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