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막는 제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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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의 충고에 따라 처음으로 도심 지역을 혼자 돌아다니게 된 쉬잔이다. 그런데 쉬잔처럼 혼자 걸어 다니는 백인 여자는 없었다. 소녀들도 또래와 같이 걸었으며 부인들도 여럿이 함께 다녔다. 그래서 혼자 다니는 쉬잔을 다들 뒤돌아 쳐다보며 웃는다.

안락한 생활이 주는 놀라운 여유를 드러내는 전체적인 움직임 속에서 몸짓 하나하나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그에 반해 쉬잔은 우스꽝스러웠고, 눈에 띄었다. p.191


중심 번화가에 이를 즈음에는 카르멘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다. 이 거리를 걸어다닐 권리는 누구에게나 주어진 게 아니라는걸....

간혹 지금을 살아가다 보면 계급으로 나누어진 시대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새삼 놀라곤 한다. 그래, 이 시대에 살았다면 이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의문을 가지지도 않은 채 살아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답답한 마음이 드는 이유가. 그게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그거 아니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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