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아서 코넌 도일 지음 |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 / p.129

열린책들 NOON 세트에서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순전히 희망 가득할 거 같은 제목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만 보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저자가 '아서 코넌 도일'이었다.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 '셜록 홈즈'를 창조한 거장인 그를 세계문학책에서 만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기에 뭔가 반가우면서도 신기했다.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에는 '보헤미아 스캔들', '빨강 머리 연맹',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세 편이 수록되어 있다. 단편에 셜록홈즈 시리즈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딱이겠다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라?! 뭔가 이상하다. 왜 난 내용을 알고 있는가?!ㅋㅋ

알고 보니 '셜록 홈즈 에센셜 에디션'에서 읽었던 '보헤미아 스캔들'과 '빨강 머리 연맹'이었다. 이야기만 기억하고 제목은 기억 못 했던 나. 그렇게 더 가벼워진 마음으로 두 편은 재독을 하고 마지막 이야기를 읽었다.



자칫 보헤미아 왕국이 엄청난 스캔들에 휘말릴 뻔했던 사건이자, 한 여성의 기지 앞에서 홈즈가 공들인 계획이 틀어져 버린 사건 '보헤미아 스캔들'. 항상 그가 경의를 표하며 '그' 여자라고 부르던 아이린 애들러, 그녀는 정말 어떻게 홈즈의 계획을 알고 미리 떠날 수 있었을까? 사건이 해결된 듯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라 뒷이야기를 바라게 되는 이야기였다.

아마 냉정하고 연애 감정을 혐오스러운 것으로 여긴 홈즈가 아이린 애들러에겐 경의를 표해서 더 궁금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전당포 주인이 점원의 권유로 빨간 머리 연맹에서 낸 광고를 보게 되고 지원하게 되면서 일어난 사건 '빨간 머리 연맹', 그저 백과사전을 필사하는 것뿐인데 보수가 좋아도 너무 좋다. 그런데 8주 뒤 연맹 사무실 문이 잠겨있고 '빨강 머리 연맹이 해체되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이 전당포 주인을 꾀어냈는지 하나하나 밝혀내는 셜록 홈즈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사건 해결! 와 정말 추리력이 후덜덜하다.

홈즈의 입장에서 실패한 사건 중의 하나로 들어가는 마지막 이야기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은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이 든 봉투 안에 K.K.K라고 서명되어 있는 편지를 받으며 일어나는 사건이다. 남북 전쟁 당시 남군에서 복무했던 오펀쇼씨가 영국 시골 영지에서 은거 중 이 편지를 받고서 '이건 죽음이야'라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7주 후 연못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그 뒤 존의 아버지도 편지를 받고 3일 후 시체로 발견되었고 같은 편지를 받고 수사의뢰를 하러 온 존마저 시체로 발견된다. 누구에게 폭행을 당했거나 타살된 정황 없이 모든 것이 자살과 불의의 사고로 결론이 난 이 죽음들, 그들은 어떻게 죽은 것일까?

홈즈의 설명에 따르면 K.K.K는 쿠 클럭스 클랜으로 남북 전쟁이 끝난 후 동맹군으로 활약했던 남부 주의 일부 군인들에 의해 조직된 비밀결사단이다. 주로 흑인 유권자를 위협했고 완력을 동원해 자신들의 관점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을 살해하거나 쫓아냈으며 폭력 행위에 나서기 전 참나무 잎이 붙은 가지나 멜론 씨 또는 오렌지 씨를 보내 경고를 했단다.

어떤 경고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너무 궁금하다. 해결되지 않은 사건이어서인지 더 오래도록 기억에 머물렀던 이야기였다.



자네는 보기만 하지 관찰하지는 않잖아.

p.13

어느 날 차를 바꾸려고 차를 알아보다보면 이상하게도 그날부터 그 차가 그렇게 눈에 들어온다. 아니 이 차가 이렇게 많았어?!싶을 정도로.... 아마도 셜록홈즈의 말처럼 평소에는 그냥 보기만 했고 관찰을 안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보는 동시에 모든 것을 관찰하며 뛰어난 추리력을 보여주는 셜록 홈즈, 그의 설명을 듣기 전에는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그의 설명을 들어보면 말도 안 되게 간단한 추리였다는 사실에 놀란다. 해서 나도 쉽게 추리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ㅎㅎㅎ

셜록 홈즈처럼 평소에 눈으로 보면서 동시에 관찰하는 습관을 가지면 조금은 그와 같은 추리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나에게는 온통 수수께끼였던 사건들이 그가 어려울 거 하나 없다는 듯 절묘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걸 보며 같이 사건을 해결한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엔 어떤 경로로 또 셜록홈즈 시리즈를 접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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