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가 탈영병을 체포한 뒤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왜' 탈영했는지 묻는 부분이 없다. 그저 어디에 있었는지 어떻게 잡았는지 묻는다. 그리고 장기 군탈자들을 연말까지 잡아오지 않으면 둘 다 죽이고 탈영할 거라고, 타사단 디피 애들한테 뺏기면 너네가 탈영하라며 협박조로 지시하던 상사는 검거율만 챙기며 결과만 쫓기 바쁘다.
비슷한 또래들을 모아 놓고 일사불란한 조직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관리하기 편하게 서열이 확실해야 하는 곳, 그저 일이 알려지면 자신의 진급에 큰일이 될까 봐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곳, 상급자의 지시가 절대적인 조직에서 비논리가 무시되는 이곳이 정말 변할 수 있을까?
물론 육군대장보다 높다는 말년 병장이 여자와 하루 더 있고 싶어 탈영을 하는 경우도 있고 가혹행위가 아닌 탈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파리 귀신이라 불리며 괴롭힘을 당했던 탈영병이 탈영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을 잡으러 오는 그들이 쫓을 수 없는 곳으로 도망을 치기로 결심했던 사연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곳에서는 편안하길...ㅠㅠ
탈영병을 쫓는 주인공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한 울림을 주며 김보통 저자의 필력에 감탄하며 보았던 「DP 개의 날 1권」, 최근에 읽었던 '자기 앞의 생'보다 난 왜 이 이야기가 더 맘이 아픈지 모르겠다. 정말 엉엉엉 울고 싶은 기분. 아마도 아들을 둔 엄마의 맘이 그들에게 감정 이입되어서 일지 모르겠다.
정말 한사람 한사람 모두 소중한 사람이다. 그들이 인격적으로 대우받으며 지낼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