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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김헌 지음 / 아카넷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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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
김헌 | 아카넷
여행에세이 / p.280
뜬금없이 안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 와서 아이가 해외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을 한다. 갑작스러운 말에 당황하며 어디를 가고 싶냐고 물으니 어디든 좋다고 이야기하는 아이. 평소 밖도 잘나가지 않을 정도로 집돌이던 아이가 이렇게 이야기하니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해외여행을 꿈도 꾸지 못할 일이 되어버린 현재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여행을 가기 전부터 준비를 하며 설렘을 느끼던 그때 그 기분을, 공항에서 탑승하기 전 누렸던 일상으로부터의 자유를 느껴본 적이 정말 언제였더라?! 마지막 여행을 떠올리며 읽기 시작한 「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이 그 목마름을 해소시켜주면서도 더 큰 목마름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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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일 첫 장에 있던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사진을 보는 순간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리고 덧붙여있던 설명이 앞으로의 그리스 문명 기행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 건지 알려준다.
그리스의 풍경은 현재 남아 있는 유적들과 그에 관련된 오래된 기록들, 그리고 김헌 교수에게 불러일으킬 감정과 상상이 결합된 현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신화'와 '축제'라는 열쇳말을 가지고 고대 그리스 세계의 문 속으로 들어갈 생각에 들뜨기도 했다. 어떤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때마침 로마의 일인자를 읽으며 로마사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있던 찰나였기에 이 책이 더 궁금했고,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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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풍경 사진 뒤에 있던 지도를 보며 그리스도 로마도 터키도 가고 싶다고 혼잣말을 했더니 옆에서 듣던 둥이들이 자기들은 그리스로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ㅋㅋㅋ 그래 언젠가 그리스로 가보자. 그때 이 책이 알려준 곳을 찾아다니며 들려준 '신화'와 '축제'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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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축제의 땅 그리스 문명 기행」은 김헌 저자가 두 차례 다녀온 그리스와 지중해 문명 기행을 담아 놓은 여행 에세이이다. 그리스 본토에서 4대 제전을 비롯한 주요 유적지를 살핀 '1부 그리스 문명을 찾아서', 크루즈를 타고 에게해의 주요 유적지를 답사한 '2부 그리스 본토를 떠나 에게해로', 마지막 지중해 문명 기행을 하며 마무리한 '3부 지중해를 떠나며'로 총 3부로 구성된다.
중간중간 그가 이동한 경로를 보며 나중에 저자가 다닌 대로 여행을 하면 고대 그리스 역사와 유적 그리고 신전과 축제를 모두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소개해 주는 신화는 정말 잘 기억해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하나하나 더 열심히 읽었다. ㅎㅎㅎ
그리스의 역사는 알렉산드로스이 페르시사 원정에서 정점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가 죽은 후 그의 후계자들은 세력 다툼으로 분열되었고 그 다툼 와중에 하나씩 몰락해 갔으며 지중해의 패권은 로마가 차지한다. 지금 읽고 있는 '풀잎관'에서 만났던 카이사르, 안토니우스, 옥타비아누스 등을 이 책에서 또 만나니 더없이 반갑다.
또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보았던 신화가 나와 신기했다. 생각보다 나 신화를 많이 알고 있다?! ㅋㅋㅋ 이렇게 이어져 있는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재미가 책을 읽는 또다른 재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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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그냥 땅이 아니고 섬도 그냥 섬이 아니라
신들의 일부고 나름의 흥미진진한 신화를 품고 있었다.
그리스 여행의 필수로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올륌피아 '범그리스 4대 제전'부터 다양하게 열리던 축제와 유럽인들에게는 스키를 즐기는 겨울철 명소이지만 우리에겐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알려진 곳 아라호바, 제우스와 므네모쉬네가 모두 아홉날을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누어 아홉 쌍둥이를 낳은 이야기로 지금 걸그룹 이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나인뮤지스 등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그리스 역사 위에 유적의 소개를 받으며 신전과 축제의 현장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로마인들의 여러 명이 앉아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벤치 같은 돌의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있는 공중화장실과 미성년자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위해 유곽의 입구에 그려진 발 모양(발 크기로 상인과 미성년자를 구분한다는 발상으로 발 작은 어른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아퀼라가 아버지 켈수스를 위해 기획한 독보적인 조형미를 뽐내는 켈수스 도서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이야기와 함께 더해진 사진이 있어 더 생생하게 그 현장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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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사랑에 빠지는 제우스는 매번 헤라에게 들키고 상대방은 매번 어려움에 처하던 다양한 신화 이야기부터, 에게해라고 부르게 된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빚어낸 음모론 등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했던 저자의 필력에 정말 그리스 가보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든 책이었다.
지금 당장 힘들다면 책으로라도 '고대 그리스 세계'와 '지금 여기'를 잇는 문명 기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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