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이 출간되었을 때 저자가 약제학 훈련을 받았거나 유능한 약제사의 도움을 받았다고 믿고 싶다는 평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사실!!
간호사로 일을 하던 그녀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적십자 구급 간호 봉사대에서 일을 하다 과로로 심각한 폐 질환을 앓게 됨에 따라 조제실에서 일하게 된다. 그곳에서 일을 하며 주변에 독약이 널려 있었으니 독살에 관한 이야기로 추리소설을 쓸 생각을 하게 되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이란다.
그녀가 쓴 66권의 장편 소설 중 독약이 등장하는 작품이 무려 41권에 달했고 그 지식 또한 깊었다. '죽음과의 약속'에서는 서양 제약학의 역사를 핵심적으로 요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더 놀라운 건 그녀의 작품의 인기에 힘입어 약에 대한 부작용 사례들도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니, 정말 대단한 거 같다.
끊임없이 배우고 그것을 자신의 소설에 녹이기까지 그녀의 노력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같은 약이라도 이로운 약이 될 수 있고 독약이 될 수도 있는 상황과 수많은 약에 둘러싸여 약에 대해 의존하는 인간에게 가져올 폐해에 대한 우려도 깔려있었던 작품들을 통해 평소 챙겨 먹는 영양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