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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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고아는 삶이라는 미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기어이 영원히 돌아 나올 길 없는 고대의 시선이라는 벽 너머로 가 버린 듯했다.
p.13
교회 담 너머에서 밤은 철갑상어의 비늘과 깃털로 덮인 천 년 공포를 품고 있었다. 전쟁과 고문과 절망의 가장 극심한 피해자인 아이들 위로 그 공포가 들이닥치지 않았다면 늙은 여인은 이 땅에 계속 존재할 수 없었으리라. 결국 이 잔혹한 역사는 씨앗 염주를 늙은 손으로 움킨 채 몸을 숙여 중얼거리는 이 자그마한 여인으로 헤아려질지니. 단호하고 엄숙하며 무자비한. 바로 그러한 하느님 앞에서.
p.555~556

총 4부작으로 이루어진 「국경을 넘어」의 주인공은 열여섯 카우보이 빌리이다. 그가 멕시코에서 넘어온 늑대를 돌려보내려고 국경을 넘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국경을 넘어가게 되는 횟수가 늘어가면서 더 가혹한 세상을 만나게 되고, 소중한 존재를 하나씩 잃어가게 되는데...

‘제발 더 이상의 불행은 일어나지 않겠지?’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읽었다. 빌리를 지나쳐 가는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설마..’하는 불안감을 가지며 얼마나 맘 졸이며 봤던가.

빌리가 받아들여야 했던 현실이 가혹해질수록 저자에 대한 원망도 커졌고, 급기야 빌리에게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한 거냐고 따져 묻고 싶어졌다. 정말 내 마음속에 울컥함만이 가득 남게 했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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