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호세 홈스 그림, 김수진 옮김, 스티그 라르손 원작, 실뱅 룅베르그 각색 / 책세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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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그래픽 노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 책세상

그래픽 노블답게 마블 코믹스에서 화려한 일러스트를 선보였던 호세 홈스의 그림이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기억 전달자’로 처음 알게 된 장르 ‘그래픽 노블’, ‘기억 전달자’와 ‘듄’도 소설을 보기 전 그래픽 노블을 먼저 보았기에 이번에도 그래픽 노블이라는 거 하나만으로 충분했다. 내용도 모른 채 그렇게 읽게 된 「밀레니엄 그래픽 노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었다.

탐사 보고 전문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재계 거물 벤네르스트룀의 공금유용 혐의 고발기사를 작성했다가 명예훼손을 당하고 소송에 시달리게 된다. 결국은 자신이 설립한 잡지사 ‘밀레니엄’을 나오게 되고, 그런 그에게 재벌 총수 헨리크 방에르가 벤네르스트룀을 무너뜨릴 무기를 줄 테니 자신의 가문 연대기를 쓰는척하며 비밀리에 수십 년 전에 일어난 실종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의뢰를 해온다.

실종자는 매번 자신의 생일날 압화 액자를 선물해왔던 열여섯 나이에 실종된 종손녀 ‘히라에트’이다. 그런데 실종 후에도 매년 헨리크 생일마다 압화 액자가 발신자 없는 소포로 배달되어 온다. 그녀가 살아있는 것일까?

스웨덴의 대재벌 ‘방에르’ 가문은 늘 질투와 증오로 가득한 탐욕스러운 인간들의 온상으로 채워져있다. 하리에트에게 방에르 그룹의 중책을 맡길 예정이었다는 헨리크의 말에 의하면 실종 당일 다리 위 사고로 인해 누구도 섬을 빠져나가거나 들어올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럼 범인은 그날 가족모임에 참석한 방에르 가문 사람 중 한 명??

 

 

 

가문 연대기를 쓰는 척 가족들을 만나 사건을 비밀리에 조사하던 미카엘이 비밀정보 조사원이자 펑크족 천재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를 만나게 되고 둘이 함께 미궁 속 사건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퍼즐 조각이 맞추어져가면서 범인의 실체가 밝혀지는데...

그래픽 노블을 읽은 후 원작 소설을 보다 보면 ‘소설 속 중요한 포인트를 잘 살려 그래픽 노블로 옮겨놓았구나!’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소설을 읽을 때 그림으로 먼저 만나보았던 장면들이 더 자세하게 묘사되면서 더 실감 나게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

원작 소설을 헤치지 않으면서도 도움이 되는 요약본으로 잘 만들었구나를 느끼게 해주었던 기존에 읽었던 그래픽 노블과 달리 밀레니엄 그래픽 노블은 장르적인 한계였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그래픽 노블이었다.

 

 

추리 스릴러 장르에 속하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네이버 책 정보를 보면 예상 밖의 퍼즐로 맞춰지는 가공할 범죄의 실체, 곳곳에 포진된 절묘한 복선, 무엇보다도 흥미의 일등 공신인 두 남녀 캐릭터의 완성도 등으로 장르문학의 범주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은 시리즈라고 적혀있다.

긴장감과 번뜩이는 추리력? 충격적인 범죄의 실체??(나도 충격받고 싶어요.) 정말 추리 스릴러는 범인이 누구일까? 추리하며 읽는 재미가 있는데... 그리고 범인이 밝혀질 때의 충격을 받으며 ‘너였어?!’라고 외치는 재미가 있는 것인데...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에서조차 아쉬움 가득. 1권으로 빠르게 모든 걸 담으려고 했기 때문일까?

이야기 중간중간 적나라한 그림체로 만나는 살인 현장이 그나마 긴장감을 불어 넣으려고 하는듯했으나 이야기 흐름 중 뜬금없이 나온다는 느낌이 강했다. 무엇보다 이 살인 현장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인 건지 아니면 전에 일어났던 일인 건지 읽는 동안에는 전혀 알 수 없어 더했을지도. 그런데 알고 보니 연쇄살인이었다는 사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연도라도 적혀있었더라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 「밀레니엄 그래픽 노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었지만 분명한 건 ‘이 원작 소설 재미있겠는데?!’라는 감상을 준 그래픽 노블이기도 하다는 것!

노르딕 누아르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고 있는 밀레니엄 시리즈는 스티그 라르손이 기자 미카엘과 천재 해커 리스베트를 주인공으로 10부작을 구상하고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벌집을 발로 찬 소녀’ 3부의 원고를 먼저 출판사에 넘겼다고 한다. 하지만 출판이 되기도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을 하게 되면서 이 시리즈는 상당한 공백기를 가지게 되었고 그 뒤를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이어받아 ‘거미줄에 걸린 소녀’,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 ‘두 번 사는 소녀’로 마무리된다.

영화로도 나왔다는 밀레니엄 시리즈! 전 세계적으로 ‘밀레니엄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시리즈! 이제 소설로 읽으며 이 아쉬움을 달래봐야겠다.

ps. 소설을 먼저 읽고 이 그래픽 노블을 보신 인친님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것을 더 잘 느낄 수 있으셨다고 한다. 함축적으로 멋지게 그림을 그려놓아서 흥미로웠다고! 소설을 보고 다시 정주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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