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3 - 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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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의 아이들

프랭크 허버트 | 황금가지

무앗딥을 숭배하는 종교는 이제 비뚤어져서

알리아의 그릇된 관리와

프레멘의 힘을 지배하는 군인 같은 사제들의

걷잡을 수 없는 방종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었다.

레토는 개혁을 원했다.

p.139

듄 신장판 3권에 속하는 ‘듄의 아이들’은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세대교체가 이루어져 폴과 챠니의 아이 쌍둥이 레토와 가니마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눈먼 프레멘이 마땅히 그래야 하듯이 폴이 죽음을 찾아 홀로 사막으로 걸어 들어가며 끝이 난 2권의 9년 후 이야기이다.

듄 신장판 6권 중 아직 3권까지 읽은 현재, 분명 전체 이야기의 중간지점이 분명한데 이야기의 절정을 맛본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속임수 속에 속임수가 있고, 그 안에 또 속임수가 있고, 그 안에 또 속임수가 있어요.(p.251)라는 말처럼 의심에 의심을 심어주는 과정에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혼란 속 이야기, 「듄의 아이들」이었다.




무엇에 홀리든 일단 홀린 사람은

'저주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p.130

폴이 사라지고 한 달 후 알리아는 폴의 검술 대가였던 던컨 아이다호와 결혼했고 그녀의 어머니 제시카는 칼라단으로 도망치듯 돌아갔으며 폴이 남긴 쌍둥이는 법적으로 알리아의 책임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섭정의 자리에 앉는다.

폴의 아이들이 물려받을 제국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서라던 그녀가 자신의 의식을 전부 차지하려는 조상들의 의식과 치열한 싸움을 하던 중 자신의 손을 잡으면 그들을 막아주겠다는 하코넨 남작의 감언이설에 넘어가게 되고 결국 그의 의식에 점점 잠식되면서 폭군으로 군림하게 된다. 급기야 조카의 목숨까지 노리게 된 그녀, 알리아는 미리 태어난 자로서 '저주받은 존재'가 되고 만다.

이 상황에 무앗딥 폴일지도 모를 설교자가 등장하고, 교단으로 넘어갔다는 무성한 소문을 뒤로한 채 레토와 가니마를 본다는 명목 아래 제시카까지 돌아오며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 한다.

제시카는 왜 '지금' 돌아왔을까? 그리고 그녀는 교단으로 정말 넘어간 것일까? 그리고 폴과 같은 목소리와 걸음걸이, 그리고 장님. 모든 것이 그라고 가리키는 설교자 그는 정말 폴일까?! 이런 나의 의문은 레토가 죽은 사람들과 의식을 나누는 장면에서 폴이 등장함에 따라 더 커져갔고 뒤이어 나왔던 던컨과 제시카의 아리송한 대화로 인해 더 혼란스러워졌다.

'그래서 설교자가 폴이라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를 수없이 외치던 중 던컨도 나와 같았던 건가?! 저도 그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p.319)라는 그의 대답. 저자가 내 맘을 제대로 들었다 놨다 한다. 그래도 막판에 답은 얻었으니 다행?!ㅎㅎㅎ




이곳은 이미 듄이 아니었다.

이곳은 아라키스였다…….

p.12

행성 전체가 사막으로 이루어져 물이 귀했던 듄이 무앗딥 폴에 의해 인간이 살기 좋은 푸른 행성으로 바뀌어 가면서 초록 식물이 생겨나고 물이 풍부해졌다. 비가 내리고 홍수에 사람이 목숨을 잃은 적도 있을 정도로 변한 이곳, 사람들은 더 이상 물규칙을 과거처럼 지키지 않는다. 그리고 모래 벌레가 되는 모래 송어가 점차 사라져 간다.

모래 송어가 사라지면 스파이스 또한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레토, 그가 답을 찾게 됨에 따라 새로운 시대가 열리며 3부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모래 송어와 한 몸이 되어 신격화된듯한 그의 행보와 함께 가니마와 파라든의 관계, 제시카의 의중을 4권에서 만나볼 수 있을듯하다.

‘여기서 더 진행될 소재가 있나?!’라는 나의 의문을 비웃듯 매 권마다 새로운 소재와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내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도 잠시 기존 인물을 내치는 능력에 또 한 번 놀란다. 아니 주인공이고 뭐고 가차없는 행보를 보여주니 4권에선 어떤 인물이 내쳐질지 무섭기까지 하다.

앞서 만났던 등장인물 중 듄 6권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하긴 할까? 끝까지 살아남는 그 인물이 진정한 듄의 주인공일지도...

ps. 알리아의 몰락을 독자와 함께 지켜봐야 했던 던컨 아이다호. 기묘하게 변해가는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며 마음 아파했던, 안녕히, 내 사랑(p.232) 그 목소리에 깃든 단호함을 눈치 못 챈 그녀가 그에게 심지어 가벼운 입맞춤까지 하던 장면은 정말 마음 아팠다. 하, 이럴 거면 왜 그를 2권에서 살렸나요?ㅜㅜ 왜...

듄의 아이들, 인상 깊은 글귀

교단은 오로지 퀴사츠 해더락을 만들어내려 했을 뿐이다. 완전한 능력을 갖춘 대모에 해당되는 남성이자 뛰어난 감수성과 의식을 지닌 인간,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는 퀴사츠 해더락을.

p.33

그들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듄의 관계들 속에 인간이 끼어들면서 생겨난 위험이 사람들의 머리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있었다.

p.62

그 설교자는 무앗딥인가?

"무앗딥이 우리에게 돌아오신 겁니까?"

"나는 신의 손을 가져왔다. 내가 가져온 것은 그것뿐이다!" 설교자가 소리쳤다. "나는 신의 손을 대변한다. 나는 설교자이다."

p.77

내 영혼이 붙들리는 것은 천 명의 영혼이 붙들리는 것과 같다.

p.124

퀴사츠 해더락의 힘은 반드시 사라져야 해. 그녀가 동의했다. 그들의 방식으로 그가 말했다.

p.135

종교적 광기가 시계태엽처럼 단단히 감겨져 계속 똑딱거렸다.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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