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2 - 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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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의 메시아

프랭크 허버트 | 황금가지

떠나라 ……떠나라 ……떠나라……

p.183

책이 시작하는 부분부터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듄 2권 「듄의 메시아」, 책이 끝나는 시점에선 나를 혼란의 블랙홀로 빠트렸다. 책에서 지나가는 시간들이 이렇게 순삭일 수 있냐며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놀랐고,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의 재등장과 매력적인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더해진 촘촘하게 연결되는 세계관까지 어느 것 하나 심상치 않은 것이 없었다. 정말 3권을 안 읽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2권이었다.

듄 1권에서 폴이 프레멘과 함께 하코넨 가문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왕위에 오르며 끝이 났다. 시공을 연결할 수 있는 정신 능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자 베네 게세리트이면서 퀴사츠 해더락으로 불리는 그가 유일하게 스파이스 채굴이 가능한 사막 행성, 아라키스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듄의 메시아’라는 이름이 붙여진 듄 2권을 막 읽기 시작했을 땐 자연스럽게 1권과 이야기가 이어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폴이 물이 귀한 사막 행성 아라키스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그 과정을 보겠구나 생각했던 나로서는 이야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폴을 무너뜨리기 위한 음모의 회의를 만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와~! 알고 보니 듄 1권에서 12년이 흐른 후였다. 그런데 이런 시간 널뛰기 신공은 후반부에서 또 한 번 나온다. 도대체 나머지 4권에선 어떤 이야기가 나오려고 이러나 싶을 정도의 진행속도이다.(후덜덜)

이룰란 공주가 몰래 챠니에게 피임제를 먹여 아직 후계자가 없는 상황으로 이룰란 공주는 베네 게세리트가 갈망하는 유전자 패턴을 갖고 있는 그로부터 후계자를 얻으려 했고, 모히암 대모는 자신들이 폴로 인해 잃은 유전자 혈통에 대한 지배권을, 조합의 조종사 에드릭은 스파이스를, 퀴사츠 해더락을 만든 적이 있던 틀레이랙스의 얼굴의 춤꾼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퀴사츠 해더락을 갖고자 음모를 꾸민다.





던컨 아이다호. 뛰어난 살인자. 수많은 여성들의 연인. 검술가. 전장에서 직접 움직이는 아츠레이데스의 가신. 던컨 아이다호.

p.308

너는 던컨 아이다호인가, 아니면 헤이트라고 불리는 사람인가?

p.188

폴을 위해 죽었던 던컨 아이다호가 조합의 선물이라는 명목하에 헤이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폴에게 온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검술 대가이자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고문이었던 군사적 천재의 살과 신경을 갖고 있던 그가 오로지 진실밖에 말하지 못한다는 멘타트로 그리고 정직함이 두 배가 되었음을 증명하는 젠수니로 훈련되어 폴에게 옴으로써 폴의 앞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일으켰다.

예지를 보는 폴은 항법사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거나 알거나 예언할 수 없고, 항법사 또한 예지력 숙련자의 주위 사람들을 보지 못한다. 조합의 조종사 에드릭이 앞으로 이야기에 어떤 영향력으로 다가올지도 기대된다.

항상 예지 속에서 본 것과 다른 점을 찾는 폴을 보다 보면 나조차도 틀리면 틀린 대로 무엇이 틀어졌는지 불안감이 생겼다. 그 예지 속에 갇혀버린 듯한 그의 모습에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패턴에서 탈출을 시도하면 무시무시한 폭력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고서 예지의 환영 속에 구속되어야 했던 그의 모습, 결국은 그대로 이루어져가야만 했던 폴은 메시아가 되었을까?

예지를 본다는 것이 득일까? 아니면 실이 되는 것일까? 정말 폴처럼 예지 따위 지옥에나 가버리라고 해!(p.342)라고 외치고 싶다.

몸매와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던 인간 카멜레온인 얼굴의 춤꾼 사이테일, 발에는 지르러미 부채모양의 커다란 막같은 것이 손을 대신하고 있었던 조종사 에드릭, 유전자 주사위 그리고 죽은 사람을 살려 만든 골라 등 흥미로운 소재가 가득했던 2권이었다. 3편에선 또 어떠한 것으로 나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된다.

그리고 '눈먼 프레멘은 사막에 버려지는 법' 아래 사막 속으로 사라진 폴의 행방과 챠니가 남긴 쌍둥이 아들 레토와 딸 가니마, 대모인 알리아와 던컨 아이다호 그들의 행방이 궁금해 3편으로 달려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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