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으로 사는 그녀에게 다가와 쾌락을 선택하게 유혹해 자신의 노리개로 살게 했던 과부이면서 아이는 없고 부자인 다이애나와의 생활은 그야말로 '어우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말 상류 사회 귀부인들의 퇴폐적인 문화가 적나라하게 그려져 나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사람이 이렇게도 퇴폐적인 생활을 할 수 있구나 싶었다.
험난하기만 했던 그녀의 모험은 마지막 사랑의 대상자를 만나며 끝이 난다. 플로렌스와 랠프 그리고 도를 지나칠 정도로 상냥하고 성실하고 양심적이던 그 주위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조금씩 치유받으며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낸시를 보고 나도 모르게 응원했다.
옛날에 비해 조금은 자유롭다지만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만은 않은 그들이다. 거절과 나쁜 선택과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낸시를 보며 불편했던 마음은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두운 면을 들여다봐서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들은 이 책이 자신들이 커밍아웃하는 것을, 용기를 내는 것을, 배우자를 찾는 것을, 상심을 치유하는 과정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들의 앞날은 조금 더 자유롭길 바란다.
그리고 「티핑 더 벨벳」을 통해 빅토리아 시대 때 그들의 삶을 만나보길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