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황후 1
알파타르트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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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재혼 승인을 요구합니다.

p.9

사이다 발언과 함께 시작되는 재혼 황후, 처음엔 책 제목부터가 복잡해 보여 끌리지 않았던 웹소설이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온전히 같은 저자의 책 「하렘의 남자들」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책 또한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란 기대감으로 신청해 읽게 된 책이다. 역시나 알파타르트 저자님, 실망시키지 않으시고! 결국 웹툰까지 달리게 만드셨으니 이제 책도 5권까지 달릴일만 남은듯하다. 그런데 1권이 500페이지, 실화냐?! 이게 5권이면....(후덜덜!)

재혼 황후의 주인공 나비에, 소비에슈 왕자와는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왔던 사이로 자연스럽게 정략결혼을 하고 서대제국의 황후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을 다녀온 소비에슈가 도망 노예 출신인 라스트를 데려와 정부로 두더니 급기야 임신한 그녀를 황후로 만들어 자신의 아이를 후계자로 만들겠다고 나비에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그것도 아주 당당히!!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디서!! 악, 내 뒷목!!)




어릴 때부터 황후로서 훈련되어 키워졌던 나비에는 철저하게 황후처럼 행동하고 황후처럼 생각하고 황후처럼 말하는 정형화된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캐릭터이다. 그래서 한 남자를 남편으로 같이 두었으니 이제 가족이지 않냐며 언니라고 불러도 되는지 물어오는 라스타에게 화를 내면 옹졸해 보일까 봐 화도 내지 못한다. 그리고 황후는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혼자 자신만의 비밀 장소에서 몰래 울며 마음을 달랜다.

그런 나비에에게 허물없이 다가와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금색 깃털에 보라색 눈동자를 하고 있는 새 ‘퀸’이다. 나비에가 ‘퀸’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이 새는 사실 새로 변신할 수 있는 종족 서왕국 제 1 왕위 계승자 하인리로 추후 그녀에게 푹 빠져 직진 스킬을 선보이는 연하 남 되시겠다.




「하렘의 남자들」에서도 작가 고유의 유머러스함이 있어 웃음을 주시더니, 「재혼 황후」에서도 그 특유의 웃음 요소를 만나볼 수 있다.

산책을 같이 하고 싶다는 라스타를 차갑게 딱 잘라서 싫다고 대답한 하인리를 보며 성격이 더러워 보인다고 생각하는 나비에, 그리고 그런 나비에를 보고 뜬금없이 자신이 잘생기지 않냐고 엉뚱한 질문을 날리는 하인리이다.

"저, 안 잘생겼습니까?"

무슨 소리야? 당황해서 살짝 인상을 찡그리자, 하인리 왕자가 미심쩍다는 투로 말했다.

"이상합니다. 보통 이쯤 되면 다들 제게 관심을 보이시던데. 퀸께서는 왜 이렇게 차가우시지? 오늘 저, 얼굴 부었습니까? 예쁘게 입고 왔는데."

내가 뭘 잘못 들은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p.123

▶ 응, 아니야! 제대로 들었어 ㅋㅋㅋㅋ 하인리가 지금 너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러잖아. 아니 얼마나 맘이 급했으면 자기가 잘생기지 않았냐고 왜 관심을 안 가지냐고 묻냐고 ㅋㅋㅋ 직진 연하남 아주 옳은 자세로구나!

그런데 새가 하인리인지 모르는 나비에는 퀸을 안아서 이마에 뽀뽀도 해주고 비가 오는 날에는 한 침대에서 잠도 같이 자자 그러고 퀸의 궁둥이도 두드려준다. 그럴 때마다 굳는 하인리, 굳는 하인리를 보며 새도 성별을 따지나 의아해하는 나비에이다. ㅋㅋㅋㅋㅋ




책보다 웹툰으로 먼저 다 본 나로서는 내용을 알고 읽었음에도 재미가 있었다. 웹툰은 보는 재미가 있어 눈이 즐거우면서 중요한 포인트로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소설은 감정이 더 풍부하게 묘사가 되어 즐기는 포인트가 틀리게 다가온다.

라스타가 나와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얼굴로 소비에슈와 함께 고구마를 날려줄 땐 울화통이 터지다가도 나비에와 하인리 또는 퀸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엄마 미소 지으며 읽게 된다. 저자가 고구마와 사이다 사이를 잘 조율해 놓았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하인리가 자신의 체면과 상대의 체면까지 생각하며 행동하는 귀족과 달리 놀라울 정도로 맺고 끊는 게 단호한 남자여서 너무 좋았다. 라스타가 접근해와도 ‘응. 너 아니야!’를 시전해주며 칼같이 잘라내는 모습이 정말!(숨멎) 고구마 속에서 사이다인 존재! 2권에서도 하인리의 활략이 기대된다.




"난 정부 제도를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남왕국에는 그런 이상한 제도가 없거든요. 말이 좋아 정부지, 그냥 바람피우는 거 아닙니까? 법으로 정부라고 땅땅 허락해두니까, 저렇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는 겁니다."

p.154

▶ 옳소. 정부를 데려온 건 소비에슈이고 그런 그를 따라와 정부가 된 것도 라스타인데 왜 나비에가 가해자인처럼 몰아가며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난 라스타보다 대화가 되지 않던 소비에슈가 더 답답하게 다가왔다. 조용하게 우는 듯 마는 듯 울던 황궁 귀족들만 보아왔던 그가 어린아이처럼 우는 라스타를 보며 귀여움을 느끼면서도 하인리 왕자가, 블루 보헤안이 나비에에게 관심을 보이면 자신처럼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한다며 입바른 말을 잘하는 남자는 좋은 남자가 아니라고 미친 소리까지 한다. 정말 답 없는 소비에슈이다.




소비에슈가 라스타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나비에가 선물 받은 사랑의 묘약의 약 효능을 증명한다며 약을 마신 카르멘 대공, 그리고 그때 누군가 그들을 찾아오며 끝이 난 재혼 황후 1권, 2권에서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풀려나갈지 궁금해진다.

ps. 설마 카르멘 대공, 찾아온 그 사람을 처음 보고 반하는 거 아니지?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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