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봇 다이어리 : 로그 프로토콜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9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알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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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봇 다이어리」 세 번째 에피소드 ‘로그 프로토콜’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거대 기업 그레이크리스의 음모에 관한 증거를 찾기 위한 모험이 그려진다. 2년 연속 휴고상, 네뷸러 상 등 세계 SF 어워드 수상을 한 시리즈 도서답게 스페이스 오페라의 정수를 볼 수 있다.

전편보다 더 긴박한 전투와 두뇌 싸움으로 박진감이 더욱 높았던 편이었기에 생각지도 못한 마지막 결말이 주는 여운이 더 크게 남는다. 인간에게 학대당하거나 거짓말을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보였던 애완봇 ‘미키’를 보며 이상한 감정에 흔들렸던 머더봇,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더 기억에 남는 이야기.



매 편마다 새로운 캐릭터와 재미있는 케미를 보여주던 머더봇, 이번엔 애완봇 ‘미키’이다.

전 편에서 알게 된 사실을 기반으로 그레이크리스의 음모가 숨겨진 행성 밀루에 가야 했던 머더봇은 그곳에 가는 우주선에 탑승해야만 했고 자신이 만질 수 있는 활성화된 시스템이 없었기에 애완봇 ‘미키’와 친구가 되어야만 했다.

자신을 보안 자문으로 소개하며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고 말한 머더봇에게 아베네는 자신의 친구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을 한다. 그리고 이름을 물어오자 ‘린’이라고 말한 머더봇에게 한 번의 펀치를 더 날리는 미키.

그건 네 진짜 이름이 아니야.

p.59

▶ 헉! 어찌 알았지?




다시 말하지만 내가 이 상황을 모두 꿰고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실제로 나는 그저 이런 생각뿐이었다. 이런 젠장, 이런 젠장, 이런 젠장.

p.130

누구든지 죽여버리고 물건을 빼앗아 이득을 보자는 회사 방침을 가지고 있는 크레이크리스, 밀루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테라포밍 시설로 위장한 불법 채굴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숨겨야만 했던 이 기업은 외부 기관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없었기에 아베네 일행이 그곳으로 오자 위협을 가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지켜줄 보안요원인 줄 알았던 윌켄과 거스의 정체가 불분명해지고 동료 한 명이 적에게 붙잡혀 사라졌으며 아베네 또한 적에게 목이 뜯길 위기에 처해진다. 이때까지 미키의 피드로 모든 것을 지켜보기만 하던 머더봇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과연 일행들을 적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을까? 그리고 윌켄과 거스의 정체는 무엇인지 다음 편이 시급하다.

누구도 보안유닛을 붙잡지 않는다.

나는 지금까지 이게 고마워해야 할 일인지 모르고 있었다.

p.69

미키에게 자신의 옆에 앉으라고 말하는 아베네,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는 감정을 느끼던 모더봇은 인간의 의지에 의해 앉아 본 횟수를 셀 수 있을 정도의 보안유닛이었던 자신을 떠올린다.

순진무구한 미키와 모더봇 둘의 케미를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인간과 비인간 존재인 미키의 진심 담긴 교감에 그저 당혹스럽게 다가와 혼자 몰래 감정을 삼켜야 했던 모더봇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던 세 번째 에피소드였다. 그저 혼자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거칠 것 없이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던 모더봇이었기에 다음 편에선 조금 더 좋은 사람과 인연이 되어 머더봇 또한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과 진심으로 교감하는 봇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과연 누가 더 인간 다운 것일까?

ps. 마지막에 그렇게 끝날 줄은 몰랐다. 꼭 그랬어야 했어요?! 작가님 ㅜㅜ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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