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연주를 시작하는, 정식 단원들이 '집시'라고 부르는 떠돌이 뮤지션이다. 다른 곳에선 호의적이었던 기타 연주자에게 전통과
과거에 집착하는 베네치아에서는 불편한 반응을 보인다.
지난해
골동품에 가까운 재즈 기타를 손에 넣어 그나마 일이 조금 쉽게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카페 지배인들은 기타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가 베네치아
출신이 아닐 뿐 아니라 이탈리아인도 아니라는 작은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경우의 체코인 친구와 둘은 입 다물고 뒤에서 연주만 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아침 산마르코 광장에서 연주를 하다 한 무리의 관광객 중 자신의 어머니가 좋아하던 가수 토니 가드너가 있는 걸 발견하게 되고 그에게
다가간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의 아내에게 세레나데를 불러줄 계획에 함께 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게 되고 그와 함께 하기로 하는데...
과연 그 세레나데 성공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의 음반을 하나하나 수집하던 사람이 그 인물을 실제로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 누군가의 팬이 되어보지 않은 나로서는 가끔 그
누군가에게 열광할 수 있는 그 열정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나에게도 그런 열정이 생기는 날이 오긴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