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인 로봇으로 만들어졌으나 자율 모듈을 해킹함에 따라 자유의지를 가지게 되고 5만 6천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살인을 별로 하지 않게 된다. 로봇이지만 정맥과 동맥도 있고 다치면 피는 흘리지 않지만 아픔을 느끼며, 온도 제어 시스템이 고장 나면 추위도 느끼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는 로봇이다.
지배 모듈에서 벗어난 로봇인 게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엄청난 질문을 받은 뒤 부품별로 쪼개졌을 거라고 믿는 “나”이기에 항상 지배 모듈 아래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며 계약한 사람들이 자신이 자유롭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게 조심 또 조심한다. 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듣는다.
이번에 '나'와 계약하게 된 고객은 보존 지원단으로, 행성의 자원에 대한 옵션을 매입하고 독점 소유권에 입찰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탐사를 온 단체이다. 그들을 보호하며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는 것 말고는 아무런 할 일이 없었던 '나'는 그들이 무엇을 하든 관심이 없다. 그저 일이 빨리 끝나고 <거룩한 위성>의 397회 에피소드를 이어서 보고 싶을 뿐이다.ㅋㅋㅋ
바다라지 박사와 볼레스쿠 박사가 해안에서 표본을 재취하다가 무엇인가로부터 공격을 받게 되면서 보고서에 없던 위험 동물군이 나타난 이유를 찾아보게 되고 누군가 하위 보고서에서 그 부분을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자신들이 가진 지도에는 없는 지역이 있다는 사실에 더 이상 자신들이 가진 지도를 믿지 못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같은 탐사 패키지를 온 델타폴과 연락을 주고받다 어느 순간 연락 두절이 되고 마는데... 과연 누가 무엇을 왜 숨기려고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