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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밸런타인데이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1월
평점 :

「다시, 밸런타인데이」는 JTBC 허쉬 드라마 원작자 정진영의 첫 연애소설이다. 이 소설의 초고가 완성되었을 때가 작가의 20대로 첫사랑 앓이를 할 때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때의 감성과 낭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풋풋한 사랑을 그린 청춘 드라마 한편을 제대로 본 느낌이었다.
매년 화이트데이며 크리스마스 날에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리고 그 당사자를 대학교에서 만나게 되고 다시 고백을 받는다면?! 생각만으로도 셀레임 포인트가 되는 이야기가 「다시, 밸런타인데이」에서 일어난다.

수연이 한국대 사회학과에 입학을 하며 초등학교 동창 성대를 만나게 되고 중학교 동창 정희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동아리 밴드부에서 초등학교 동창 대혁과 고등학교 단과학원에서 인연이 있던 형우를 만나게 되니 성대의 친구 대균이가 이 상황을 보고 한마디 한다. "저 친구도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대학교가 무슨 동창회도 아니고 뭔 동창이 이렇게 많아?" ㅋㅋㅋㅋㅋ
단과학원에 다닐 당시 수연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던 형우였지만 당당하게 매년 익명으로 보냈던 선물의 주인이 자신이라며 다시 한번 화이트데이 선물을 건네며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고등학교 당시 형우의 고백이 부담스러워 학원을 그만두기까지 한 수연이었지만 계속되는 고백에 형우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사귀게 된다.
그런데 익명으로 온 선물이 하나 더 있었으니, 하나의 선물만 받고 그 이후의 선물들이 수연이의 이사로 인해 옛집으로 배송이 되었고 그 선물의 존재를 대혁의 형으로부터 듣게 되면서 알게 된다. 초등학교 때부터 수연을 바라만 보고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던 대혁이 꽃 사진과 함께 선물을 매년 화이트데이 때마다 익명으로 보냈던 것이다.
팬지의 꽃말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 쑥부쟁이의 꽃말은 '기다림', 물망초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 달맞이꽃의 꽃말은 '말 없는 사랑', 빨간 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고백'이었다. 수연의 눈앞이 흐려졌다. 수연은 자신의 방 벽장 속 선물 상자에서 찾은 라일락 사진을 떠올리며 도감을 뒤졌다. 라일락의 꽃말은 '첫사랑'이었다.
보내주고 나서야 사랑이라는 걸 알고 힘들어했던 수연, 자신이 수연을 생각하며 만든 자작곡을 형우가 수연에게 불러주는 사랑 노래로 바뀌는 걸 지켜만 봐야 했던 대혁, 당당하게 고백해 이룬 사랑이었지만 벽이 느껴졌던 형우, 이들 각자의 감정 모두 공감이 되어 후회하는 수연이를 보며 함께 울었고 대혁이의 순수한 마음에 함께 미소 짓다 꽃말에서 다시 한번 울컥한다. 한 명 한 명 다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들이 뒤늦게 깨달은 사랑을 어떻게 이루어갈지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지켜봤다.
대학생활을 하며 즐길 수 있는 동아리 활동과 선배라는 호칭, 그리고 선배와 동기와 함께 가는 엠티 모든 것이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엠티를 가서 성대의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케이크로 서로의 얼굴에 묻히며 웃는 친구들, 바닷가에서 서로를 빠트리기 바쁘고, 캠프파이어를 하며 진실게임까지 어쩜 그 시절 그대로 인지 잠깐이었지만 대학 때의 추억에 빠질 수 있어 즐거웠다.
수연이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한 말에서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항상 핸드폰 뒤에 적힌 글 "Carpe Diem(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를 보며 다짐하는 수연이의 모습을 보며 함께 다짐도 했다.
"지금처럼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밥 먹을 날이 앞으로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해? 몇 년 후에 수연이가 대학 가면 이런 자리도 끝이야. 그다음엔 이런 자리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어."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책 속의 Book OST

뮤지션을 꿈꿨던 정진영 작가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을 만들었고 음악만으로 온전히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어 글을 적어나간 것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첫사랑을 기다리며 쓰셨다는 「꼬마를 기다리며」, 축제에 참여해 직접 그녀에게 자신의 자작곡으로 노래를 불러주었던 곡, 책에서는 대혁의 자작곡으로 나왔던 「With」, '이별'이라는 주제를 담은 「창백한 푸른 점」, 대혁의 사랑을 알게 되고 수연이 오열할 때 나왔던 「눈물」 모두 정진영 작가가 만든 곳으로 책 속 QR코드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듣는 OST가 더 감성을 자극한다. 그중 한곡 「With」를 가져와봤다. 작가님이나 누군가 노래로 불러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노래! 지금이라도 어떻게??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풋풋한 연애소설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자리에서 다 읽은 「다시, 밸런타인데이」 작가의 말에 따르면 첫 연애소설이자 마지막 소설이 될 거라는데, 작가님 외전 조금만 더 써주시면 안 될까요? 아.. 그들의 뒷이야기 더 보고 싶습니다아아아~ 대학시절 연애소설이 읽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