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엘러리 퀸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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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범죄와 미스터리 이야기를 엮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아서 코난 도일, 엘러리 퀸, 애거서 크리스티 작가의 작품부터 다른 곳에 실린 적이 별로 없거나, 어쩌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작품 수전 무디, 노벨 페이지 등의 작가의 작품이 다양하게 실려있다. 으스스한 이야기부터 가슴 따뜻하고, 웃기고 곤혹스러운 이야기들까지 크게 폭력적이지도 않고 선혈이 낭자하지도 않는 크리스마스 날 가족이 모여 서로 큰소리로 읽을만한 이야기들이다.

목차를 펼치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셜록 홈즈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최근 셜록 홈즈를 읽고 나서인지 너무 반가웠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할까?^^ 그래서 제일 먼저 읽기 시작했다. 단편이 엮인 책이기에 읽고 싶은 걸 먼저 읽는 게 가능한 좋은 점!!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보았냐가 아니라

얼마나 분명히 보았느냐란다.

p.300

제시카와 아만다 그리고 그의 부모는 아주 호화로운 원양 여객선 같은 에델바이스 호텔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곳에 나타난 셜록 홈즈와 왓슨, 사람들에게 욕을 먹으면서까지 이 호텔에 와야만 했던 한 여자의 등장 모든 것이 미스터리하다. 알고 보니 작년 겨울에 맥커보이 씨가 객실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본 유일한 목격자가 제시카였다. 제시카에게 '은 지팡이'로 칭해지던 홈즈와 '네모 곰'으로 불리던 왓슨의 외모 묘사에서 내가 아는 그들이 맞나?! 했더니 여전히 사건 해결을 하는 모습과 과정들이 그들이 맞다고 이야기한다. 제시카가 전달해 주는 이야기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은 홈즈! 역시 엄지 척이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셜록홈즈의 패러디물 피터 토드의 <헐록 숌즈의 크리스마스 사건>, 셜록 홈즈는 '헐록 숌즈'로 왓슨 박사는 '좟슨 박사'로 불린다. 사건의 결과를 보면 좟슨이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들면서 좟슨의 시선이 아닌 숌즈의 시선에서 본 좟슨의 이야기였기에 새로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정통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에 묶여 있던 단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수전 무디의 <피와 살보다 더> 마지막 반전에서 소름이 싸악오면서 대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고, 읽고 나서야 왜 제목이 '피와 살보다 더'인지 알 수 있었다.

할머니의 손에서 커가던 그는 항상 부모에 대해 물어봤으나 들을 수 없었다. 추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아있는 사진과 그나마 몇 개 말해주었던 이야기를 단서 삼아 사진 속의 저택을 찾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어머니 그리고 그녀로부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후 사정을 듣게 되는데 그 진실이 가히 충격적이다. 와~ 이렇게 짧은 이야기에서 이런 이야기를 지은 작가가 누구냐며 다시 한번 앞으로 돌아가 작가의 이름을 확인했다. '수전 무디', 그녀의 다른 작품도 읽어 보고 싶을 정도로 임팩트가 정말 강했다.

우스운 크리스마스 미스터리에서는 도널드 E.웨스트레이크의 <털이범과 머시기>가 기억에 남는다. 크리스마스 날 털이범 잭이 산타로 분장하고 건물로 들어갔다 발명가 주정뱅이의 도움 요청으로 그의 집까지 가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자신이 발명을 하고 나서 컴퓨터에 기록을 해두는데 그 컴퓨터를 도둑맞아 머시기로 불리는 저 기계가 도저히 무엇을 하는 물건인지 모르겠다고 잭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서로 묻고 답하기를 여러 번 하다 결국 답을 못 찾고 돌아가려던 잭에게 빌딩 강도 경보장치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컴퓨터를 도둑맞는 일이 없었을 거라고 말하던 주정뱅이가 드디어 머시기의 역할을 깨닫게 된다. 바로 수천 가지의 작은 단서로 강도를 알아내 그들이 일을 저지르기 전 경찰에 전화를 하는 기계라고 자랑스럽게 잭에게 이야기하는데, 어쩌나 잭이 그의 집에 오자마자 그 몰래 물건을 하나 이미 훔쳤고 서로 묻고 답하기를 열심히 할 때 머시기가 혼자서 열심히 작동을 했다지?ㅋㅋㅋㅋ

차를 잠깐 타고 버릴 계획에 탄 차에 아이가 있어 의도치 않게 유괴범이 되어 일어나게 되는 사건 메레디스 니콜슨의 <이중 산타클로스>, 삼엄한 경비 속에서 한시도 인형에서 눈을 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악당 코머스에게 도둑맞는 이야기 엘러리 퀸의 <왕사제 인형 도난 사건> 등 끝이 없는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지도 않는 그저 단순 절도 사건이 대부분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선혈이 낭자하고 쫓고 쫓기며 서로를 끊임없이 죽이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 아닌 정말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 함께 모여 크리스마스트리 옆에 앉아 편히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음.. 몇 개 이야기는 아이들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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