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8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리보 보이', '스쿼시' 등의 저자 팀 보울러가 10년간 집필한 역작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는 난쟁이 소년 미짓이 그리는 특별한 기적 이야기로, 성장소설이다.

자신의 진짜 이름을 잊을 정도로 미짓(Midget, 난쟁이)이라는 이름에 익숙해져 살아가는 주인공 조셉, 그에게 보이는 세상은 사람들의 다리와 서류 가방뿐, 딱 그 정도의 세상이다. 시도 때도 없이 경련을 일으키는 비틀린 몸과 근육, 못생긴 외모, 나이를 먹어도 키가 자라지 않는 장애로 인해 평생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자신을 낳다가 돌아가신 엄마의 죽음을 미짓의 탓으로 돌리며 학대하는 친형 셉과 형의 편만 드는 아버지가 유일한 가족으로 열다섯 살 미짓은 고통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간다.



항상 올드레이에 정박되어 있는 요트를 보며 항해를 꿈꾸는 미짓, 자신만의 요트를 가지고 바다를 나아가는 것을 꿈꾼다. 그런 미짓을 보며 아버지는 항해 도중 발작을 일으키면 위험하다고 그런 요트를 운전하기엔 미짓이 작고 허약하다며 항상 허락을 해줄 수 없다고 말한다.

넌 가질 수 없단다. 너도 그 이유를 알겠지. 미안하다.

p.32

그래도 꿈은 꿀 수 있었다. 그곳에 앉아 있을 때 그 요트는 미짓의 것이었다.

p.49

이런 그의 꿈은 어느 날 조선소에서 만난 기인한 노인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노인이 자신의 머리를 두드리며 여기가 너만의 기적의 요트를 만들 수 있는 조선소라며 미짓에게 그림을 그려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라고 조언한다. 조선소 소장이 저 노인은 조금 미쳤을 뿐이라던데, 어째 어눌하게 하나의 단어도 얘기를 못하는 미짓의 말을 귀신같이 알아듣는다 했더니 미친 사람들은 서로 통하는가 보다고 생각하는 미짓. ㅋㅋ 노인은 미짓을 통해 자신이 예전에 보았던 기적을 본 것일까?



완전하게 그려보고 완전하게 원하고

완전하게 믿어라.

그런 다음 네 기적의 요트를 진수대 위에

올려놓으면 그것이 네 삶 속으로 들어올 거야.

p.90

구석구석 아주 뚜렷이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그 존재를 의심하지 말고 완전히 믿으며 직접 그림을 그려보라는 말을 들은 미짓은 집으로 돌아와 기적을 시험해보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리며 밤이 되면 찾아오는 악마, 형의 얼굴을 하고 형의 목소리를 지닌 채 찾아오는 그 악마가 두렵지 않다며 그림을 그리면서 용기를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미짓의 모습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 노인으로부터 항해에 대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되고, 노인이 죽으며 미짓 앞으로 그가 조선소에 와서 매번 바라만 봤던 그 요트를 '미러클 맨'이라는 이름이 붙여 선물로 준다. 그렇게 미짓은 자신만의 요트를 가지게 되고 꿈꿔왔던 항해를 시작한다.

"기억해라. 어떤 이들은 누구보다도 손쉽게 기적을 일으킬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말이다."

p.106

자신만의 요트로 당당히 요트 경기에서 우승을 하며 자신 안에 잠들어 있던 신비한 힘을 깨닫게 된 미짓은 항상 강자였던 형과의 관계에서 대등한 위치로까지 올라간다. 엄마를 죽이고 태어난 동생을 밤마다 학대하며 죽이려는 형과 그런 형에게 증오를 가지고 있던 미짓이 충돌하며 둘의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까지 가게 되는데, 유일하게 자신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는 제니가 이런 상황을 눈치채고 선 자신이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쉽다고 하셨어. 하지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일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내 안에 있는 싫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하셨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싫은 점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말이야.

p.238~239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도 미짓에게 말한다.

"형을 용서해 줄 수 있겠니… 그 애가 한 짓을 알지만… 그래도 용서할 수 있겠니."

p.266

형을 용서하렴. 사람들은 내게 계속 요구한다. 처음엔 제니가 이번엔 아버지가. 하지만 두 사람은 형이 내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형을 용서할 수 없었던 미짓은 선택을 해야 했고, 그 선택에서 무엇을 버렸고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 깨닫는다.

<미짓, 기적을 일으켜줘> 책을 읽으며 책 제목이 자연스럽게 계속 떠올라 미짓이 기적을 일으키길 기다리며 읽었던 소설이었다. 미짓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했다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내가 읽어왔던 그 어떠한 성장소설과는 달랐던 모호했던 분위기를 가진 이야기로 마지막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미짓의 선택이 왜 그러했는지 저자의 덧붙이는 이야기와 이 책을 함께 읽은 인친님과 이야기하고 나서야 마무리할 수 있었으니^^;

미짓이 점차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땐 짜릿했다. 아버지가 형의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할 땐 속상했으며 형이 미짓에게 행하는 행동을 볼 땐 욕이 절로 나왔다. 책을 읽고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지만 형을 죽이지 않기 위해 온전히 자유를 선택한 미짓의 그 선택이 그에겐 좋은 기적이었길 바라본다.

ps. 요즘 뉴스뿐만 아니라 책을 읽다 보면 학대에 관한 소재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만큼 이 일이 알게 모르게 많이 행해지고 있다는 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런 소식이 없는 날이 오긴 할까?!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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