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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게 2 - 당신에게 시간을 드리지요 ㅣ 십 년 가게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621/pimg_7044601582582013.jpg)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저자가 들려주는 『십 년 가게』 두 번째 이야기로 초등학생이 읽기에 좋은 판타지 동화책이다.
버릴 수 없는 물건,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물건, 멀리 두고 싶은 물건을 가진 사람의 간절한 마음 앞으로 십 년 가게의 초대장이 간다. 그 초대장을 열면 십 년 가게로 이동하게 되고 십 년 가게에서 물건을 십 년 동안 소중하게, 망가지는 일 없이 보관해 주는 대신 수명 1년을 받아 가는데 십 년 안에 언제든 찾아갈 수도 있고 십 년 후에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번 2편에서는 시간을 가져가기도 하지만 시간을 주기도 한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 장면들로 인해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으며 총 6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십 년 가게 2』는 단순하면서도 빠른 전개로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오히려 랑이는 이야기가 금방 끝난다며 뒷이야기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많이 아쉬워했을 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인상 깊은 글귀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621/pimg_7044601582582014.jpg)
"이해합니다. 악기라는 물건에는, 신기하게도 영혼이 쉬이 담기지요. 일단 손에 넣으면 차마 놓기 힘들어집니다. 비록 직접 연주하지 않더라도 계속 곁에 두고 싶어, 이렇게 바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십 년 가게는 그런 분들을 위한 곳입니다."
p.23
'내 바이올린이야. 지키고 싶어. 다른 사람한테 주기 싫어.'
p.25
▶ 내가 책을 읽을 때마다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이자 십 년 가게를 읽고 있던 랑이가 묻는다. 왜 붙이는 거냐고 ㅎㅎㅎ 그래서 인상 깊은 글귀나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은 글귀에 붙여 놓는 거라고 하자 본인도 붙여보겠다고 하더니 딱 한군데 붙여놓고는 책 읽기 바빠하던 랑이~! 바로 이 문장이었다. 본인도 다른 사람에게 주기 싫고 지키고 싶은 게 있다던 랑이! 그만큼 소중한 게 생겼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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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다리를 부러뜨릴까? 하지만 아픈 것은 싫고 이상하게 부러져서 후유증이 남는 것도 싫다. '잠깐이면 돼. 잠깐만, 다들 인정할 때까지만 건강한 팔과 다리를 어디에 맡기면 좋겠다.'
p.95
▶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 난 열 살 소녀 애나는 누가 칭찬을 받거나 돋보이면 그 애처럼 되고 싶어서 속이 뒤집혀서는 거짓말로 자신을 꾸미기 시작했고 점점 그 강도가 강해진다. 급기야 부모에게 혼날 상황이 되자 본인의 건강한 팔과 다리를 어디에 맡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십 년 가게로 가게 되는데... 정말 강력하게 기억에 남던 에피소드였다.
왜 이러실까, 왜 안 된다는 거야? 인형으로 만들면 울지도 않고 기저귀를 갈 필요도 없어. 마음 내킬 때 내키는 만큼 안고 귀여워하면서 그냥 곁에 둘 수 있잖아?p.125
▶ 『십 년 가게 2』에서는 물건이 아닌 본인의 다리나 아기를 맡기기도 한다. 처음에는 아기를 맡긴다는 부분에서 내 두 눈을 의심했는데 자신이 너무 힘들어 혹여나 아기를 어떻게 할까 봐 맡기려고 한다는 여자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다행히 십 년 가게와 트루님의 연기로 잘 마무리된다. 십 년 뒤에도 그 감정을 찾으러 오지 않은 거 보면 그 아기와 여자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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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저자가 들려주는 『십 년 가게』 1편을 재미있게 읽었던 둥이들과 나는 2편이 나왔다는 소식에 뛸 듯이 기뻐하며 책이 오는 날을 설레는 맘으로 같이 기다렸다. 이번엔 랑이가 먼저 읽고 그다음엔 율이가 그리고 마지막에 내가 읽었다. 1편만큼이나 재미와 감동이 있었고 거기에 공포까지 더해진 2편으로 마법의 세계가 더 확장되어간다. 1편 마지막에 등장했던 트루 할머니가 다시 등장해서 더없이 반가웠고 새로운 인물 색깔을 만드는 마법사 텐과 카멜레온 팔레트까지 나오며 3편의 기대감을 높이면서 3편에서의 트루 할머니와 텐 그리고 카멜레온 팔레트가 과연 어떤 활약을 할지 또 어떤 인물이 등장할지 다음 편이 더 기다려지는 『십 년 가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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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바이올린을 배우는 게 힘들었던 어린 친구 카야는 커서 음악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어머니에게 마음을 닫았던 해리머 씨는 십 년 가게에 맡겨두었던 어머니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열었으며, 거짓말을 하다 끝내 거짓말을 끝내는 시기를 지나친 애나 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그 '시기'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지금이 힘들고 초조한 그 마음을 십 년 가게가 그 '시기'가 무르익을 수 있게 도와준다. 때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 혹 지금이 힘들다면 그 '시기'가 아직 안 와서 일지도... 오늘 열심히 했던 일이 조금씩 무르익어 언젠가 그 '시기'가 오지 않을까?! 지금 소란스러운 나의 마음도 무르익을 시간이 필요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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