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하루 문학의 즐거움 57
최은영 지음, 윤진경 그림 / 개암나무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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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간략 소개

『멀쩡한 하루』는 약 2년 전 엄마를 떠나보낸 연우에게 일찍 이차 성징과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겪게 되는 불안한 심리를 친구와 가족들의 도움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 성장 동화이다.

또래 아이들보다 머리 하나 더 큰 연아는 운동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운동하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활동적인 소녀이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조금만 스쳐도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하자 혹여나 돌아가신 엄마와 같은 병일까 봐 걱정하며 불안해한다. 가슴의 통증이 더해갈수록 연우의 짜증과 스트레스도 함께 쌓여만 가고 급기야 첫 생리를 하게 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내 몸이 달라지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이고,

누구나 겪는 일이에요.

그러니 겁먹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혼자서 끙끙 속을 태우며 숨기려고

애쓰지 말았으면 해요.

자연스럽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어제와 같은 오늘과 내일을

만들어가길 바라요.

내 몸이 달라진다고

내 일상이 흔들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테니까요.

멀쩡한 하루 - 작가의 말 중에서 -




인상 깊은 구절



"슬픔도 감정이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마음이 건강한 거고."

p.42



그런데 짜증은 내면 낼수록 더 커지고 번지더라. …… 한 가지 일에 짜증을 내면 그다음 일에도 짜증이 나고 그러다 엉뚱한 사람한테 화풀이를 하지. 그러면 상대방도 짜증이 나고, 또 다른 사람도 그 영향을 받고. 그렇지 않아?

p.63



“사람마다 다른 거지. 소라는 음식 만드는 걸 좋아하지만 너는 공을 차면서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잖아. 그렇게 심각해할 일 아니야. 그냥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빠른 것뿐이야.”

p.99



좋았던 점


『멀쩡한 하루』를 읽다 보면 중간중간 상황을 그려놓은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최은영 작가의 섬세한 글이 윤진경 작가의 따뜻한 그림과 만나 더 풍부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돌아가신 엄마의 노트북 배경 화면으로 되어있던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며 웃고 있는 가족사진을 그림으로 만나는 순간 나 또한 연우처럼 가슴속이 뜨거워졌다. 막내 모필이는 매일같이 이 노트북으로 이 사진과 엄마의 블로그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가족 수다방에서의 상황 또한 정말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처럼 표현해놓아 그 상황이 더 잘 그려져 읽는 재미가 있었다. 핸드폰이 아직 없는 둥이들이라 가족 수다방을 지금 당장 못 만든다는 게 너무 아쉽다.



마무리하며...



『멀쩡한 하루』는 최은영 작가가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자꾸 어깨를 웅크리고 다닌다는 조카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이 이야기를 쓰기 마음먹었다고 한다. 작가의 말처럼 나이를 먹고 성장을 하면서 우리의 몸이 달라지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왜 어렸을 때는 그게 스트레스로 다가왔던 걸까?


이차 성징이란 호르몬의 작용에 따라 커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누구나 이차 성징을 겪고 이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다. 책을 읽는 순간 연우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었던 나로서는 연우의 엄마의 부재가 너무 안타깝게 다가왔다. 이제 둥이들도 이차 성징과 사춘기가 나타날 시기라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나조차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그 시기가 온다면 당황스러우면서도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축하하는 마음과 내 품을 떠나간다는 생각에 혼란스러울 거 같은데... 정말 연우처럼 쉽게 자신의 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 아이라면 혼자 숨기려고 애쓰면서 겁먹고 있지는 않을지...


『멀쩡한 하루』에서는 혼란스러워하는 연우에게 든든한 친구 소라와 소라의 큰언니 미라언니의 도움으로 그리고 항상 힘이 되어주는 가족들의 다독임으로 차츰 극복해 나간다. 이처럼 혹여나 연우와 같은 상황에 놓인 친구가 있다면 최은영 작가의 말처럼 친구 소라와 미라언니가, 가족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이 또 다른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 같은 상황에 놓인 친구라면 더 공감하며 읽지 않을까?^^


ps. 나보다 먼저 책을 읽은 율은 그저 담담하기만 하다. 여자인 나로서는 이 반응을 어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네.^^; ㅎㅎㅎ



달라진 건 없다.

오늘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멀쩡한 하루다.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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