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 Think Hard! 몰입
황농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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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에 관련 서적을 몇 권 샀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을 읽다 중도에서 그만두곤 다른 책도 읽지 못하다가 이제 겨우 추스려 잡은 것이 이 책이다. 쉽게 읽었다. 저자가 쉽게 썼기에 몰입하지 않고도(?) 두어 시간만에 뚝딱 읽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강추!(그런 책을 쓴 저자께 감사).

쉽다고 해서 내용이 없다거나 금방 다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역시 실천은 어렵기 때문이다.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둘을 비교한다면, 칙센트미하이의 책이 몰입의 이론서라고 한다면, 이 책은 몰입의 실용서, 실천지침서라 하겠다. 미하이의 책은 심리학, 뇌과학의 성과들, 그리고 몰입으로 성과를 거둔 위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반면, 이 책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몰입에 빠지면 어떤 기분이 들고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으며,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소개하고 있다.

당연히 미하이의 책은 어렵고, 좀 지루하다. 나같이 밥 벌어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푹 빠져서 보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그렇지 않은 게 우선적인 장점이다. 그러니 이 책으로 몰입 훈련을 시작하고, 좀더 나아가서 미하이의 이론을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저자는 누구나에게 도움이 되도록 썼지만 아무래도 주로 저자와 같은 연구자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그 누구보다도 몰입이 필요하고 또 그렇게 하기 쉬운 사람들이기에. 그러나 직장인이더라도 하루에 두 세 시간의 틈을 내서 어떤 과제에 몰두하는 것, '전념'하는 것은 가능하다. 한 2~3년만 그렇게 해도 좋은 성과를 내리라고 본다.

이 책의 내용은 버릴 게 없다.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읽으면서 섬뜩했던 부분을 메모해 두고 싶다. 책 중간 부분의 '뇌과학으로 본 몰입'이라는 항목인데, 우리가 어떤 행동이나 생각을 하면 그와 관련된 시냅스가 뇌에 형성되고, 그것이 다시 그 행동이나 생각을 불러서 우리가 그것을 하게 하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의 성격이 형성되고 나아가 운명까지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나의 지금의 행동과 생각이라는 것인데, 처음 들은 말은 아니지만 예기치 않게 이 책에서 다시 듣게 되니,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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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0분 - 인생 승리의 공부법 55
후루이치 유키오 지음, 이진원 옮김 / 이레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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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런 책을 쓸 수 있는지. 어떻게 보면 대단한 내용도 아니다. 마른 수건도 쥐어짜듯 우리 생활의 허점을 간파해서 공부법을 알려준다. 면도날같이 예리한 책이다. 얄미운 느낌마저 든다. 일본사람이라서 가능한 건지...

여러가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팁이 있다. 그중 알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 있다. 자기투자다. 저자는 자기투자야말로 최고의 투자고, 그를 안하면 5년 후, 10년 후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30분 공부, 15분 휴식도 인상적이다. 뇌란 쾌락을 좋아하며 잘 안되는 공부를 하려면 금방 지치니, 욕심부리지 말고 30분 공부하고 15분 정도 맘 놓고 쉬란다. 좋은 지적이다. 물론 꼭 30분 공부하고 쉬라는 게 아니고, 조금이라도 공부가 싫어지고 지치는 기미가 보이면 쉬라고 한다. 공부=싫증이라는 무의식적인 기억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을 살린 영어학습법. 1~3년안에 영어 실력을 늘리려면 1년에 적어도 750시간은 공부해야 한다나. 그러면 하루에 2시간씩 해야 한다는 것이고, 공부를 빠트리는 날이 있을 것을 감안하면 공부하는 날은 하루 3~4시간 해야 한다는 것인데....좀 불가능한 일인듯싶다.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는 확실히 알았지만, 우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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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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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라 하면 우선 윙윙거리거나(날벌레) 꼬물거리는(애벌레 등) 게 떠오른다. 징그러움이나 성가심을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움직임'을,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 먼저이리라.

저자가 소개한 책벌레들은 한 두 명을 제외하고는 거개가 중고등학교의 국어나 역사 시간에 들어본 인물들이다. 우리는 그들의 이름과 업적 제목만을 알고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그러한 업적을 냈는지 거의 전혀 모른다. 그들은 한 마디로 살아움직이는 느낌을 주는 인물들이 아니다.

이 책은 그들이 살아움직이는 인물들임을, 욕망과 야심과 아픔을 가진 인물들임을 보여준다. 그들은 우선 왕성한 지식욕의 소유자, 탐독가요, 장서가다. 그들은 새 지식이 궁금해서 견디지 못하고 새 지식을 접하면 즐거워하고 그것을 정리하여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고자 한 인물들이다. 세종이 하도 책만 보니 아버지 태종이 책을 감추어 버리기까지 했다 하고, 밥 먹을 때도 책을 옆에 펴놓고, 밤잠도 안자고 책을 봐서 눈병이 날 지경이었다 하고, 퇴계는 주자대전을 공부하고픈 생각 때문에 벼슬까지 사양했다고 하며, 유희춘은 책 좋아하는 것이 여색에 빠진 것과 같았다고 한다. 

벌레가 각기 다르듯이 조선의 책벌레들도 제각각이다. 저자는 이 인물들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책 읽는 바보' 이덕무는 천재였으나 서파로서 조심조심 평생을 살아야 했다. 반면 권력자 정조는 책으로 책을 탄압한 무서운 인물이었다. 세종은 책에서 읽은 지식을 현실에서 구현하여 조선의 문화를 만들어냈으나, 이익과 정약용, 서유구 등은 관직에서 축출되어 유배지나 집에서 '당장은 알아주지 않는' 독서에 매진하였다. 재능이 넘쳐 경망되기까지 했던 허균, 오늘날 같으면 감수성 뛰어나고 관찰력 예리한 뛰어난 작가로서 명성과 칭송을 누렸을 이옥, 엄격한 도덕선생님 조광조, 발음은 몰라도 영어 책을 술술 읽은 신채호...등 우리는 이 책에서 이 책벌레들 각각의 독특한 개성을 맛볼 수 있다.

나아가 저자는 우리의 허황된 자대(自大)의식을 부순다. 우리는 고려인이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었다는 걸 자랑한다. 저자는 금속활자란 다종의 책을 소량씩 제작하는 데 쓰였고 그 책도 지배층이 이념과 도덕주의를 보급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지, 서양처럼 대중에게 지식을 보급하는 데 쓰인 바가 전혀 없음을 지적한다. 아울러 실학이나 정조에게서 자생적인 근대의 기원을 찾는 데 대해서도 그것이 허상임을 지적한다. 과대포장된 역사 지식이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자각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저자의 삼십년 가까운 공부에서 나온 것일 터인데, 그를 손쉽게 맛볼 수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출판사의 예쁜 제책에서도 정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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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자서전 - 세기를 넘는 젊은이들의 인생 교과서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미경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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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프랭클린 자서전을 보니 이 말이 생각났다.

그는 자조의 화신이라 할만하다. 학교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형의 인쇄소에 취직해야 했으나, 일과가 끝난 후 밤을 새우든가 아침일을 시작하기 전에, 또 일요일 교회갈 시간에 책을 읽었다. 책은 식비를 아낀 돈으로 샀다. 일과시간에는 성실히 일해서 최고의 기술자(인쇄공)이 되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의 자조정신의 압권은 13가지 덕목의 실천관리표다. 13가지 덕목의 구체적 실천지침을 만들고 그 실천 여부를 매일 기록하는 식으로 자기관리를 했다. 하루하루를 허투로 보내지 않음으로써 시간이 흐르는 속에서 그는 자신을 위인으로 만들어갔다. 한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는 그가 하루에 하는 일을 보면 알 수 있다더니, 그는 성실한 하루하루를 모아 위대한 생을 만든 것이다.

그는 티끌모아 태산을 만든 사람이라 할만하다. 그가 10대부터 남다르기는 했지만, 이미 나이든 사람들도 희망이 없는 건 아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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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프로이트 - 인간 심리의 비밀을 탐사하는 뇌과학 이야기
스티븐 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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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신경과학의 성과에 입각해 우리 정신, 마음을 확 열어젖히고 그 안을 들여다본 책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라 읽기에 부담스럽지도 않고 지나치게 전문적이지도 않다. 정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줄 뿐 아니라 매우 유용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평소 사이가 안좋은 직장 동료가 승진에서 물을 먹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잘 됐다, 쌤통이다'는 즐거운 느낌이 곧바로 스쳐 지나간 후, 남의 불행을 즐거워하지 말자고 마음을 고쳐먹을 것이다. 또 어떤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도 곧 그 일은 잊지만, 기분나쁜 느낌은 계속 남는다. 이는 우리 머릿속에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가지 생각, 느낌이 중첩되어 자리잡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의 두뇌가 하나의 통합중앙처리장치를 가진 범용컴퓨터 같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기능과 성향을 보이며 상호 경쟁하는 모듈들의 집합체라 한다. 우리 머리속에서는 즐거움, 슬픔, 공포감, 분노 등의 감정, 사물과 타인의 인식, 기억, 지각, 판단을 담당하는 각각의 모듈이 때로는 조화를 이루거나 때로는 충돌하며 우리 의식의 지배권을 다툰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뇌속에 정글이 있다"거나 "뇌 속에는 속셈을 알 수 없는 친구들이 살고 있다"는 비유로 표현하고 있다.

끔직한 사고를 당했을 때는 즉각적인 공포-도피반응이 나타나고 그 기억이 강하게 남아 우리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만, 이는 또한 떨칠 수 없는 공포감으로 남아 계속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가 이 부정적인 사건을 단순히 다시 떠올려서는 안되고, 그냥 잊거나 그 기억을 변형 재창조해야 한다는 처방을 내놓는다.

또 많은 청중 앞에서 강의하거나 연설할 때 지나치게 긴장해서 할 말을 못하기도 하는데, 이는 집중하려는 우리의 의식과 의지가 외부세계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는 우리의 감각에 눌렸기 때문이다. 저자는 타이거 우즈가 수많은 갤러리들의 환호로부터 자신을 차단하여 거의 초월적인 명상 상태에서 공을 친다고 하면서,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여 처리하는 감각기관으로부터 자신의 의식을 어떻게 차단하는가가 관건임을 분명히 한다.

저자는 자신의 뇌를 fMRI로 촬영해 보니, 자신이 글을 쓰고(생각하고) 있을 때 뇌의 언어중추외의 다른 부위는 일체 움직임이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계산능력이나 암기력, 음악창작력 등 두뇌 각 기능의 재능도 중요하지만, 뇌를 잘 조율하고 정돈하는 능력도 중요함을 알려준다. 모름지기 어떤 성과를 내려면 집중력은 필수인데, 잘 조율되고 정돈된 뇌가 바로 이를 뜻하는 것이리라.   

일부만 소개했지만, 대단히 재미있고 유용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다만, 제목을 <굿바이 프로이트>라 했지만 원제에 가깝게 <마음 열어젖히기>, <마음을 들여다보다>로 했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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